검색창

Menu

Read Next 서울에서 마주한 맥스

가나다순보기

Music News

HOME Music News

2022-10-11

“어제 작업해서 오늘 음원 발표해도 옛 노래가 되는…” 격변의 시기에서도 굳건한 ‘산울림’의 가치

By. ROLLINGSTONE KOREA

//www.youtube.com/embed/?wmode=opaque&rel=0&loop=0&autoplay=0

하루가 다르게 바삐 변화하는 국내 음악 시장을 의미하는 말이다. 음악 소비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이 시대에, 어떤 음악을 남겨야 할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아티스트들의 주된 고민일 터. 45년 동안 음악을 해온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며 고민했다. 


이러한 시기에, 산울림 45주년을 맞아 이 밴드의 유산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시작한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가 기획되었다. 김창완은 처음 이 제안을 들었을 때, LP 복각판을 내자는 이야기인 줄 알고 거절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요 산업에 남을지 모르니 산울림의 음악을 남겨놓는 것도 괜찮겠다는 마음에 다시금 마음을 돌렸다고. 그렇게 시작된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는 김창완이 갖고 있던 릴 테이프를 이용해서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쳤으며, 산울림 전작 17장과 김창완 솔로 앨범 3장이 순차적으로 LP와 디지털 음원으로 재발매될 예정이다.


작업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레코딩 엔지니어 황병준의 디지털 변환 및 리마스터 작업을 거친 후, 버니 그런드만에게 전달된 뒤, 일본으로 넘어가 최종적인 LP 프래싱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산울림과 황병준이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바로 ‘원본에서 가감 없이 작업하기’였다. 그래서 리마스터링 과정에서 음색을 바꾸거나 다이내믹 레인지(소리를 바꾸는 것)는 일절 하지 않았고, 우리나라 최초의 녹음이 테이프에 담길 때 생길 수 있는 것들을 보정하는 것만 작업했다. 


이렇게 정교한 작업을 통해서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새로운 수준’의 음원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리마스터 곡과 원곡을 비교로 청음 해볼 수 있었는데, 들어본 결과 잡음이 사라진 명료하고 깨끗한 소리들이 인상적이었다. 이에 더해 되살아난 것이 또 있다.


“리마스터 작업을 하면서 산울림 음악이 가진 순수를 재발굴했어요. 이 음원들을 처음 녹음할 때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꼈어요. 부끄러움 같은 솔직한 감정이 가진 힘. 이런 모든 가치가 살아날 수 있는 기회 같아요.” 


이날 간담회는 앙코르 곡 <시간>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모든 것은 스러지지만, 그 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존되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태어나게 하지만 언젠가는 풀려버릴 태엽이지. 시간은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지만 찬란한 한순간의 별빛이지. 그냥 날 기억해 줘. 내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꾸미고 싶지 않아. 시간이 만든 대로 있던 모습 그대로.”

  

에디터 - Celine Choi
사진제공 - 김창완, 뮤직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