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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1

선율 안에 담긴 여러 이야기, 서울차일드(slchld)

By. TAE I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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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한 보이스에서 느끼는 부드러움, 얼터너티브 알앤비 아티스트 서울차일드(slchld). 그는 어쿠스틱 팝, 알앤비, 소울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필터로 새로운 색을 노래한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캐나다에서 자란 그는 확장된 시야로 남다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달콤하게 흐르는 사랑부터 씁쓸한 이별의 울부짖음까지. 하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으니, 단편적인 시선으로 그를 바라본다면 그의 세계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이다. 성공적으로 첫 내한 공연을 마친 그를 롤링스톤 코리아가 만나보았다. 

 

1. [RSK] 안녕하세요. 서울차일드 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현재 캐나다와 한국에서 활동하는 얼터너티브 R&B 아티스트 서울차일드(slchld) 입니다. 본명은 장두혁이고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에 가족이랑 캐나다로 이민갔고, 현재 국적은 캐나다입니다.

 

 

2. [RSK] 활동명 서울차일드(slchld)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사실 제가 서울차일드(slchld) 라는 이름을 지으면서 큰 생각이나 워드플레이 같은 건 없었어요. 물론 제가 Musiq Soulchild를 좋아하고 서울에 태어나기도 했지만, 그냥 이쁜 것 같기도 하고 당시에 유니크 하다고 생각해서 지었어요. 지금 와서 보면 slchld라는 이름을 부르기 힘들어하는 리스너, 팬분들도 많은 거 같은데, 제가 더 노력해서 다들 아시게끔 해야 할 것 같아요.

 

 

3. [RSK] 서울에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있을까요?


제가 물론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못 마치고 캐나다로 이민갔다 보니, 고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제가 음악을 시작하고 2018년도에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만난 다른 아티스트 친구들이랑 교류하고 작업하러 오랜만에 한국에 2년 동안 지낸 적이 있어요. 그때는 한국말도 많이 어색했고, 문화차이도 많이 느끼고, 다른 분들과 어울리려고 많이 노력해야 했어요. 한국분들한테 인정받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영어로 주로 쓰다 보니, 많이 힘들었죠. 그래서 당시에는 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서울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애정도 많이 생기고, 음악을 열심히 하다 보니 무언가 인정받아야겠다는 관념이 사라져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있는 친구들, 아티스트분들, 팬분들이랑 교류하기도 더 편해졌어요.

 

 

4. [RSK] 지난 10월, 첫 내한 공연을 마치셨어요. 한국 팬들을 마주하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정말 꿈같았어요. 제가 주로 가사를 쓸 때나 곡을 낼 때 영어를 많이 썼기 때문에 한국 팬분들한테 그렇게 많이 알려진 줄은 몰랐죠. 한국 팬분들 다 너무 친절하시고, 제가 곡 사이사이 멘트할 때도 다들 너무 잘 받아주셔서 공연 진행하기 편했고 정말 많이 감사했습니다. 꼭 앞으로도 한국 팬분들한테 더 좋은 음악을 공연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5. [RSK] 서울차일드 님은 한국과 캐나다 두 곳의 영향을 받고 자라셨어요. 적응에 힘든 부분도 있으셨겠지만, 좋은 점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아까 세 번째 질문에 대답했듯이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한국이나 캐나다에서 고향이라는 느낌을 받아야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그런 생각에 집착하다 보니 안 좋은 감정들이 많았죠. 하지만 그 와중에 좋은 점들도 많았어요. 한국 아티스트 친구들이랑 한국말로 교류할 수 있다는 점, 해외 아티스트 친구들이랑 영어로 교류할 수 있다는 점, 엄청 편하고 좋죠. 제 목소리가 닿을 수 있는 분들도 더 다양하다고 느꼈고, 한국 음악 세계와 해외 음악 세계에서 동시에 활동하고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을 되게 감사하게 느꼈어요.

 

 

6. [RSK] 이런 성장 배경이 음악에는 어떻게 반영됐을까요?


제가 예전에 캐나다나 한국을 완전히 고향이라고 못 느꼈을 때, 많이 불안정하고 불만이 많았어요. 다행히 이런 감정들을 누구에게 화 같은 건 안 내고 음악으로 해소할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생각나는 곡은 <you won’t be there for me>나 <when I’m back home>이라는 곡들인데요. 어울리지 못하는 점, 집이 그리워도 집이 어딨는지 모르는 점들. 이런 곡들로 해소를 많이 했어요. 지금은 그런 불만이나 불안정함은 없는 것 같고요. 조금 더 현실에 집중하고 오가는 느낌이나 감정들을 실어서 곡들을 만들어요.

 

 

7. [RSK] 이번에 발매하신 <hate me>를 들으면서 애절한 감정을 느꼈어요. 이렇게 생생한 감정을 음악에 담는 비법이 있나요?

 

무슨 특이한 비법보다는 그냥 순수하게 <hate me>를 만들 때 느꼈던 감정과 분위기가 곡을 완성 시킨 거 같아요. 2020년도에 곡을 썼는데, 그 시기에 많은 곡과 공연 계획들이 코로나 때문에 무너졌죠. 그로 인해 많이 스트레스받고 다운된 상태였어요. 사실 <hate me>를 만들기 전에 많은 스케치 녹음도 했는데, 곡들은 끝낼 의지도 많이 없었다가, 그런 공허한 감정으로 <hate me>가 순수하게 나온 거 같아요

 


 

8. [RSK] 서울차일드 님의 가사를 듣다 보면, 표면적인 이야기 말고도 이중적인 의미가 느껴져요. 예를 들면, 연인 이야기 같지만 다른 것일 수도 있겠다는 그런 느낌이요.


물론 제 대부분에 곡들의 가사 중심이 여성분으로 설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완전한 사실은 아니에요. 제 가사에 실망이나 원망에 대한 토픽은 대부분 저의 부족함 아니면 제가 삶에 느끼는 점을 말하려고 하거든요. 예를 들어 <camellia> 같은 곡도 제가 되고 싶은 사람, 아니면 제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런 가사로 곡을 만들었어요.

 

 

9. [RSK] 싱어송라이터로서 서울차일드 님만의 곡 작업 과정도 궁금해요.


저도 평소에는 스케줄을 만들고, 그 스케줄에 맞춰서 곡을 작업하려고 하는 스타일이지만, 감정에 따라 작업에 속도와 작업물의 색도 많이 달라지는 거 같아요. 기분이 좋거나 행복하다고 느끼면 조금 더 밝은 곡들이 나오고, 공허하거나 다운된 분위기면 곡들이 조금 더 어두워지는 거 같아요. 특히 이런 감정들이 더 강할 때, 작업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지고 작업하는 속도도 빨라지는 것 같아요.

 

 

10. [RSK] 앞으로 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물론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은 많지만, 지금은 없는 것 같아요. 억지로 누구랑 작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고, 평소에 합이 잘 맞거나 다른 아티스트분이랑 교류의 흐름이나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으면 같이 많이 작업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11. [RSK] 향후 공개될 신곡은 <hate me>와는 어떻게 다른 매력을 가졌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hate me> 가 무언가 연인 사이에 힘든 시기 때문에 흐려진 감정이 실린 원망이나 실망이 담겨 있다면, 신곡 <bayou>는 지친 사람의 시점으로 연인과 추억들을 기억하며 관계를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걸 이야기하는 곡이에요.

 

 

12. [RSK] 신곡 <bayou> 에도 <hate me>처럼 이중적인 감정의 메세지가 담겨있을까요?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질문드려요.


제가 최근에 고민이 많았어요. 뭔가 벽 앞에 있는 거 같다, 여기서 어떻게 더 해야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나거든요.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 왜 그렇게 재밌고 중독성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졌고, 기억도 많이 나다 보니, 그 시절에 저는 어떤 사람이었고, 왜 그렇게 음악에 빠질 수 있었는지, 뭔가 부럽기도 해서 그런 느낌을 가사에 많이 넣어봤어요.

 

 

13. [RSK] 마지막 질문이에요. 서울차일드 님은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최종 목표가 궁금해요.


좋은 음악을 만들며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고, 음악뿐만 아닌 사람으로서도 계속 성장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평소에 원래 조용히 사는 편이고, 만약 유명세가 더 생겨도 솔직함과 현명함을 더 중심에 세워두려고 노력하고 싶어요.

 

 

14. [RSK] 지금까지 롤링스톤 코리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티스트 서울차일드 님을 더 알아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마지막으로 간단한 인터뷰 소감과 끝인사 부탁드릴게요.


인터뷰해주신 Rolling Stone Korea 분들에게 큰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음악을 한국 팬분들한테 들려드리려고 노력할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사진제공 - 워너뮤직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