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들은 대한민국의 포스트 하드코어 밴드 ‘데이로터스’이다. 이들은 메탈 코어에 뿌리를 둔 음악을 가장 자연스럽게 뽐내고 있다. 2020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풀 렝스 앨범 <NEW KING> 발매를 통해 다양하고 진정한 ‘데이로터스’의 색깔을 대중 앞에 당당히 선보일 수 있었다는 것에 감회가 깊다. 이번 <NEW KING> 에서 그들이 보여준 색깔은 하드코어를 기반으로 EDM부터 힙합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대중적인 요소들도 살아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데이로터스’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응원을 보낸다. 이번 RSK 인터뷰에 진심으로 응해준 멤버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데이로터스’가 전하는 <NEW KING>의 트랙들이 생소할 수 있는 ‘비주얼계 밴드’를 이해하는데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1. [RSK] 안녕하세요 ‘데이로터스’ 여러분, 이렇게 롤링스톤 코리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토아 : RSK의 편집자분들, 그리고 구독자분들 반갑습니다! 저는 ‘데이로터스’에서 노래하고 있는 보컬리스트 토아입니다! 보컬이 둘인 밴드라 첨언하자면 주로 하이톤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안키모 :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저는 ‘데이로터스’ 에서 보컬과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있는 안키모라고 합니다. 이렇게 롤링스톤 코리아 인터뷰라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토라 : 안녕하세요! ‘데이로터스’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토라입니다. 이렇게 RSK를 통해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윤 : 안녕하세요! ‘데이로터스’ 에서 드럼을 연주하는 y00n이라고 합니다.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들께 인사드리는 점, 인터뷰 기회가 주어진 점, 너무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타리 : 안녕하세요. ‘데이로터스’ 에서 기타 연주와 레코딩, 그리고 디렉팅을 담당하고 있는 타리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2. [RSK] 국내에선 보편화되진 않았지만 ‘비주얼계 밴드’, ‘포스트 하드코어’, ‘메탈 코어’ 장르로 활동하는 ‘데이로터스’ 만의 장점이자 매력을 저희 독자들에게 설명해 주세요.
안키모 : '국내에 보편화되지 않았다'라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비주얼계 그리고 메탈 코어에 뿌리를 둔 음악이 국내에서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처음에는 단점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아 인지도와 수요가 적고 그만큼 미디어에 노출될 기회 또한 적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SNS와 숏폼 콘텐츠를 활용하면서, ‘데이로터스’의 비주얼과 강렬한 음악이 수많은 숏폼 콘텐츠 사이에서 시선을 끌 수 있는 차별성으로 작용한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흥미가 생긴다'라는 반응을 보고 자신감을 얻고 있어요.
또한 요즘 10대, 20대 사이에 일본 서브컬처가 예전보다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데이로터스’의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또한 일본 서브컬처와 맞닿은 부분들이 많은데요, 입는 옷의 브랜드나 메이크업 스타일 등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과거에는 단점이 되었던 부분들이 시대가 변하면서 장점과 매력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토라 : 비주얼계라고 하면 보통 대부분의 분들은 ‘이브’, ‘네미시스' 선배님들을 떠올리시는데요! 저희도 그분들과 같이 비주얼/퍼포먼스적인 부분에서 ‘데이로터스’ 만의 독자적인 부분들을 갖고 있고 그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음악 장르적인 부분에서도 포스트 하드코어, 메탈 코어가 주이지만 그 외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도 있어서 장르적으로 다양하게 들어 보실 수 있는 부분이 또 데이로터스 만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윤 : 보통 비주얼 록이라 하면, 아직 국내에서는 ‘X Japan’이나 ‘라르크앙시엘’ 등의 밴드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각 시대, 분위기에 맞는 다른 사운드나 요소를 차용한 신세대 비주얼계 음악도 굉장히 많아졌다 생각해요. 저희는 그런 과감하고도, 재치 있는 시도들로 ‘비주얼계가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 ’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예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코어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께도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구요!
3. [RSK] ‘안키모’님과 ‘토아’님의 첫 만남이 2017년 ‘이브’의 재결성 콘서트에서 였다고 알고 있어요. 두 분은 어떠한 계기로 지금의 밴드까지 결성하며 유지하고 계신지 만남부터 현재까지의 모습들에 대한 스토리를 알려주시겠어요?
토아 : 안키모와 저는 둘 다 국내 1세대 글램록 밴드인 ‘이브’, 특히 보컬리스트 ‘김세헌’님을 많이 존경하는데요. ‘이브’의 재결성 콘서트 당시 중간에 화장실에 들러 볼 일을 보고 있는데 ‘안키모’가 화장실에 들어와서 “안녕하세요!”하고 저에게 인사를 한 기억이 납니다. 그때부터 ‘볼일 보는데 인사를 하다니, 저 녀석 참 특이하고 재미있는 녀석이네.’란 생각을 하게 됐고 그 후로 계속 제 기억에 남아 새 밴드를 결성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먼저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둘이서 시작해서 고생이 많았어요. 첫 EP를 제작하기 위해 사비를 쓰다가 나중엔 저축해 놓은 돈을 쓰기도 하고… 하지만 둘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낸 끝에 현재는 다섯 명의 멤버를 갖춘 어엿한 밴드가 되었습니다.
안키모: 어릴 적부터 '이브'를 동경해오고 있어요. 하지만 ‘이브’가 활동할 때 저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재결성 콘서트가 처음으로 ‘이브’를 본 날이었어요. 사실 그날 제가 토아 형에게 인사했었다는 건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아요. 이름 정도만 알고 크게 친분이 있던 건 아니었는데 공중 화장실 소변기를 쓰는 순간만큼 옆 사람과 어색한 순간이 또 없잖아요. 그래서 인사를 했던 것 같아요.
토아 형에게 연락이 왔던 때는 참 시의적절했어요. 저는 하던 밴드를 관두고 혼자 '보컬로이드' 음악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것도 잘 풀리지 않아 음악 자체를 관두고 다시 학교를 다닌 뒤 직장인이 되려고 했었어요.
복학 신청 기간이었고 마지막 작품을 마무리하고 복학하려는데 그때 연락이 왔어요. 제의를 받았을 때는 딱히 끌리지 않았어요. 한국에서 밴드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미 많이 겪어서 알았거든요. 저의 경우는 돈이 든다는 점보다는 리스너와 관객이 적다는 점과 밴드 멤버들과의 마찰이 제일 힘든 요소였어요.
하지만 토아 형이 '나는 단독 공연을 하면서 관객이 빈 적이 없고 이번에도 그렇게 만들 거다' 그리고 '음악적인 부분은 너에게 일임하겠다'라고 했어요.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느꼈지만 사실 당시 제가 복학을 해도 미련 없이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재밌어 보여서 받아들였어요. 바로 집에 가서 첫 곡(첫 EP 수록곡인 Lemonic Face) 작업을 시작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뒤로 지금까지 음악적인 부분은 상당 부분 제가 맡고 있어요. 다른 멤버들 또한 비슷한 경험이 많아 잘 따라주고 있고 무엇보다 '대안 없는 반대'가 없어서 좋아요. 밴드의 운영, 마케팅적인 부분은 토아 형이 주로 담당하는데 저 날 말했던 부분들을 증명해 내고 있어서 기쁩니다.
4. [RSK] 3월 16일에 발매된 첫 정규 앨범 <NEW KING> 에 대한 내용을 듣고 싶어요. 20년 데뷔 이후 첫 정규 앨범은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현시점의 ‘데이로터스’와 앞으로의 ‘데이로터스’에 대한 계획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토아 :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밴드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굳이 풀 렝스 앨범을 내야 하나, 하는 생각이 강했어요. 왜냐면 점점 피지컬이 아닌 디지털로 음원을 듣는 시대가 왔고, 볼륨이 크고 작업 기간이 오래 걸리는 풀 렝스 앨범보단 싱글 앨범을 자주 내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음악 하는 선배들이나 관련 계통에서 오랜 시간 일 한 친구들이 모두 입을 모아 “밴드라면 풀 렝스 앨범을 한번쯤은 반드시 내봐야 한다.”라고 말을 했어요. 이번에 내보니 왜 그런 말들을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기회의 폭도 넓어지고요. 단적인 예로, 풀 앨범을 내니 이렇게 국내 최고의 록 매거진인 RSK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오잖아요?(웃음)
대단한 성공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이 앨범을 기점으로 글램록과 메탈 코어, 포스트 하드코어가 좀 더 확실하게 한국의 음악 장르로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 해외에는 사실 그런 밴드들이 정말 많잖아요? Bring Me The Horizon 이라던가 Dexcore, Maneskin 등등… 그리고 오래전부터 시작됐던 한국 비주얼록을 계승하는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토라 : 사실 제가 생각하는 부분들이 토아 형이 SNS를 통해 말하는 부분들과 일맥상통해서 제가 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 같지만(웃음). 현시점은 ‘데이로터스’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NEW KING>을 통해 ‘데이로터스’는 새로운 시작점에 서게 되었고 그 시작을 다양한 밴드/매체/팬분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안키모: 곡을 쓸 때 어떤 장르로 해야 할지 그리고 각 멤버들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선택하고 파악하려면 소통하면서 의견을 듣고 직접 시도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그런 시도와 경험으로 EP와 3개의 싱글을 만들어냈고 제 안에서 어느 정도 정립되면서 우리에게 맞는 방향으로 정규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을 정규 앨범으로 듣는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저는 리스너로서 정규 앨범을 쭉 듣는 걸 무척 좋아해요.
현시점의 ‘데이로터스’는 첫 출항 이후 처음으로 다른 섬에 정박한 배라고 비유하고 싶어요. 이후에는 오래 머물지 않고 다른 섬으로 항해를 하고 싶어요. 그 과정에서 배도 보수하거나 바꿀 수 있죠. 가능하면 선원들은 그대로였으면 좋겠네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좀 더 큰 무대에 서고 싶고 밴드로서 더욱 차별성을 갖추고 싶어요. 동시에 지금까지 파악한 다섯 명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지금도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답니다. 그 결과는 다음 작업물로 나타날 것 같아요.
윤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막내로서 굉장히 가슴이 벅찹니다! 이 사운드로, 이렇게 넓은 베리에이션 속에서, 우리 손으로 모든 것을 전부 해낸 앨범이라는 점이 정말 뿌듯해요. 그리고 눈 깜짝 할 새에 높아지는 조회수, 쏟아지는 관심을 받는 것을 보며 그저 행복함을 느끼고 있어요. 더욱 뜨거운 반응을 보여 주시는 우리 소중한 팬 여러분들, 리스너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말이죠..
타리 : 작은 레코딩 룸에서 시작된 YOU, Monster, Overdrive, HYPE 등 디지털 싱글을 시작으로 지난 1년 동안 이번 정규 앨범 NEW KING을 준비하면서 멤버들 모두 음악적, 대외적으로 더욱 성장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장르와 멤버 개개인의 컨셉을 잘 이해하며 만든 이번 앨범은 제목 그대로 앞으로의 시작을 알리는 ‘데이로터스의 출사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5. [RSK] 12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 곡 구성들이 매우 다양합니다. <데이로터스>는 포스트 하드코어 장르인데 곡마다 힙합, EDM 등의 트렌디한 요소들이 적절하게 잘 쓰였다고 봅니다. 이렇게 구성하게 된 과정과 멤버들과의 앨범을 만드는 과정은 어떠했는지요?
토아 : 저희 음악에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있는 데에는 저희 밴드의 프로듀서 포지션에 있는 안키모의 기여도가 정말 커요. 가끔 안키모의 집에 놀러 가보면, 어느 날은 포스트 하드코어나 메탈 코어 신보를 듣고 있고, 어느 날은 <쇼미더머니>를 보고 있고, 또 어느 날은 클론이나 룰라, 듀스 같은 90년대 댄스/뉴잭스윙/레게 음악을 듣고 있어요. 이런 종잡을 수 없고 범위가 넓은 안키모의 음악 취향이 저희 엘범에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앨범에 수록되는 곡을 작업하는 과정은 어느 정도 코스화돼있어요. 안키모가 자신이 가이드를 부른 데모를 멤버들에게 공유하면, 멤버들이 각자 자기 포지션에서 수정하거나 더 하고 싶은 부분을 이야기 하고 시간이 나는 멤버부터 녹음을 시작합니다. 레코딩 엔지니어는 기타리스트인 타리가 하고 있고요.
안키모 : 흔히 음악에 있어서 장르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아티스트 입장에서 그 말을 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장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역사와 기원부터 매력이 되는 요소 그리고 그걸 만드는 방법까지 파고드는, 일명 '음악 디깅'이 저의 취미이자 습관이에요.
<NEW KING>은 포스트 하드코어, 메탈코어를 기반으로 했는데, 이렇게 쌓인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은 곡을 쓸 때 다음 마디의 선택지가 되었어요. 본능적으로 혹은 계산적으로 구성했는데 모든 선택이 다 괜찮았던 건 아니었어요.
그때마다 다른 멤버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그걸 수용하고 조율하면서 만들었어요.
레코딩에 관해서는 타리의 역할이 컸어요. 녹음하는 사람의 멘탈 케어부터 구체적인 디렉팅 그리고 믹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장 편집까지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타리 : 앨범 작업하면서 멤버들 간의 큰(?) 부딪힘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보컬이 두 명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전까지의 데이로터스의 곡과는 사뭇 다른 크로스오버 장르의 곡들 때문에 매번 녹음 날에는 실험의 연속이었습니다. 평소엔 멤버들 모두 편하게 얘기하는 편인데 레코딩이 시작되면 저는 극존칭을 쓰는 편이에요. 간혹 안 되는 부분이나 다른 것을 요구할 때 잘 안되면 사소한 말 한마디도 상처를 받거나 화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주에 두 번, 세 번씩은 레코딩 작업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전 아직도 마지막 곡을 마무리하고 포효하는 토아 형의 광기가 잊히지 않네요.
6. [RSK] ‘데이로터스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은 누구일까요?
토아 : 밴드 내에서 안키모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뮤지션들을 공유하거나 참고한다면 저는 주로 대한민국과 일본의 뮤지션들을 멤버들에게 소개합니다. 제가 “정말 멋있는 밴드/뮤지션이니까 우리도 이렇게 음악을 하자!”라고 한 뮤지션 중 대한민국의 뮤지션은 역시 저희 장르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브입니다. ‘네미시스', ‘내 귀에 도청장치’ 같은 밴드들도 많은 참고를 했어요. 음악적인 짜임새와 라이브 활동의 지속성 같은 것은 ‘브로큰 발렌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일본 뮤지션은 ‘Boowy’, ‘Mucc’, ‘Kiyoharu’ 등이 있습니다.
안키모: ‘데이로터스’의 음악을 구상할 때 처음 생각했던 것은 메탈 코어와 비주얼계의 혼합이었어요. 여기서 메탈 코어로는 ‘Woe is me’, ‘issues’, ‘Bring me the horizon’ 그리고 ‘Beartooth’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비주얼계로는 ‘이브’와 ‘DIR EN GREY’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7. [RSK] ‘데이로터스’의 거의 모든 트랙들이 ‘안키모’님의 작사, 작곡 곡들입니다. 곡잡업/앨범 작업등을 할때 전체적인 디렉션이 오고 가는 상황들에 대해 궁금합니다. 다른 멤버들과 같이 곡을 쓰거나 외부 작곡가들의 음악을 받을 계획은 있으신지요?
토아 : 외부 작곡가들의 곡을 받을 의향은 당연히 있습니다. 부활도 초창기의 ‘희야’ 같은 곡은 외부 작곡가에게 곡을 받은 걸로 알고 있어요. 다만 순서의 차이일 뿐이죠.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보여주고, 우리의 역량에 여유가 생기면 외부 작곡가들의 곡도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생각이니까요.
오히려 안키모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이 곡을 쓰는 것은 아직은 자제하고 있어요. 밴드 전체를 아우르는 음악적인 세계관 자체가 통일성 있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다른 멤버들의 곡 내부 참여도가 낮은 건 절대 아니에요. 1집 EP에 실려있는 ‘Lemonic Face’의 경우엔 벌스와 브릿지 멜로디를 제가 썼고, 이번 <NEW KING>의 ‘FANTASY’, ‘NEON CITY SURFER’는 타리의 기여도가 아주 높은 작품이에요.
안키모 : 제가 데모를 만들고 전달하면 멤버들이 그걸 연주하면서 편곡이 더해지고 있어요. 연주하기 힘들거나 혹은 이렇게 하는 게 더 좋다고 의견을 제시하면 수용하는 편입니다.
저도 계속 들으면서 추가적인 FX 요소들을 집어넣고 믹싱 과정까지 이 과정이 이어집니다. 편곡에 있어서 드러머인 윤의 역할도 많은데요. Travis Barker 같은 화려한 드럼 스타일을 선호하는 저와 달리 묵직하면서 간결한 연주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최종 결과물의 느낌이 달라질 때가 있어요. 그게 오히려 우리답다는 느낌이 들어서 수용하게 됩니다.
지금도 충분히 같이 곡을 쓴다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의 <NEON CITY SURFER>는 '미야비 같은 기타 플레이가 있으면 재미있겠다'라는 타리의 제안으로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저 혼자서는 떠올리지 못했을 거예요.
외부 작곡가의 경우 작업물이 납득이 간다면 충분히 받고 사용하고 싶어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받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가 직접 작업하면서 장점을 파악했다는 건 동시에 단점, 소화하기 힘든 부분까지 스스로 알고 있기에 더욱 많은 소통이 필요할 것 같긴 해요.
8. 10번 트랙 ‘NEON CITY SURFER’ 는 얼터너티브 적 요소가 가미된 메탈 장르의 곡입니다. 미야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전체 트랙들 중 이곡만 ‘Toa’ 님이 작사를 하셨습니다. 곡이 완성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토아 : 보통 안키모가 데모를 보낼 때는 가사가 이미 완성되어 있거나, 가사의 뼈대가 되는 주제가 담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한데 ‘NEON CITY SURFER’는 안키모가 허밍으로만 보컬 가이드를 해놨어요. “‘미야비’를 참고삼아 만든 곡인데 가사는 형이 써줬으면 좋겠다.”라고 하더군요. 아마 그때가 앨범에 대한 곡 작업이 막바지던 때라 안키모가 조금 지쳤던 것 같아요.
타리와 티격태격하기도 한 곡인데요. 처음에 가사를 받이본 타리가 “곡에 잘 붙을지도 모르겠고 너무 직설적이다. 차라리 가사를 모두 영어로 쓰는 건 어떠냐.”라고 말하더군요. 제 입장에선 이 곡은 기타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가사를 최대한 직관적으로 쓴 건데, 타리가 그 마음을 몰라주니 좀 속상했어요(웃음). 그래서 “내가 국문학과를 나왔는데, 가사를 다 영어로 쓰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 내가 녹음해 볼 테니 들어보고 판단해라.”라고 버럭 화를 냈었죠. 녹음 들어간 후에는 모두가 좋게 받아들여줘서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안키모 : 예전에 한 번 ‘데이로터스’ 어쿠스틱 공연을 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타리가 저희 곡 ‘Vampire’의 어쿠스틱 버전에 미야비의 기타 플레이를 차용한 편곡을 했었어요. 이후 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식의 주법을 사용한 곡도 있으면 재밌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데모를 만들게 되었어요. 첫 버전의 리프는 음이 살짝 달랐는데 타리가 직접 쳐보고 더 연주하기 쉬운 방향으로 수정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하는데 어느 날 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작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때 한 분이 '토아의 가사도 기대가 돼요.'라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NEON CITY SURFER'의 데모를 토아 형에게 넘기고 작사를 부탁했어요. 결이 다른 내용이 나왔지만 곡과 잘 어울려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제목과 가사에서 사이버펑크의 느낌을 받았고 추가 작업에서 그런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샘플들을 찾아서 넣어 완성하게 되었어요.
긴 솔로 구간을 넣고 비워둔 다음 타리에게 연주를 부탁했는데 와미 페달을 사용한 솔로가 와서 감격했던 기억이 나요.
9. [RSK] 타이틀곡 외에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트랙 제목과 이유는요?
토아 : 저는 ‘BLACK LOLITA DOLL’을 추천할게요. 제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요. 안키모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2000년대 초 중반의 비주얼록적인 요소가 정말 많이 들어갔거든요. 까랑까랑 거리는 기타 리프,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툭툭 던지는 가사, 반복되는 훅(Hook) 등이요. 그런데 멜로디 라인은 또 요즘 유행하는 우타이테 계통이나 틱톡 유행가랑 비슷한 느낌이라 참신해서 좋아해요.
토라 : ‘INFAMOUS’를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밴드 중 UVERworld라는 밴드가 있는데요. 그 팀의 브라스가 들어간 곡 중 core pride 라는 곡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마침 인페이머스에 딱 제 취향의 브라스 멜로디가 들어가서 듣자마자 ‘이건 내 최애곡이다…’ 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윤: 저는 ‘INFAMOUS’라는 곡을 가장 추천 드리고 싶네요! 속도감 있는 인트로부터, 터질듯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코러스, 같은 곡에서 나올 수 있는 흐름인가, 의심이 갈 정도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비트다운 파트, 이모셔널하게 풀어내는 드라마틱한 후반부까지.. 개인적으론 데이로터스라는 밴드의 집대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안키모 : 2번 트랙인 'YKB'를 추천해요. 랩과 덥스텝 사운드, 피치 시프터를 활용한 기타 리프, 호응을 유도하는 콜앤리스폰스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는 곡입니다. 또한 앨범의 공통적인 주제인 '괴로움'(사성제)을 가장 직설적으로 풀어낸 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YKB’라는 제목부터 욕망이라는 뜻(일본어 발음의 앞 글자)이고 괴로움을 만드는 원인(무명)을 끊어내 깨달음(앎)을 얻는 것을 '목줄을 끊는다.'라고 표현했습니다.
털어내도 시간이 지나면 먼지가 쌓이듯 다시 차오르는 욕망에 대해서도 노래하고 있는데요, 저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중생으로서 들을 때마다, 부를 때마다 꾸준히 정진을 다짐하게 됩니다.
타리 : 4번 트랙 ‘Fantasy’ 입니다. 보컬&기타 모두 가장 녹음하기 힘들었던 곡이고 완성본을 들었을 때 가장 만족했던 곡입니다. 앨범 컨셉 대부분 솔로 연주가 없는 편인데 우리 안선생(안키모)이 무려 기타 솔로를 8마디나 주셨던 첫 곡이라 열심히 작업했던 곡이었던것 같아요. 밴드 음악은 듣는 맛도 있지만 라이브를 보는 맛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요즘 공연 액팅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곡이 바로 ‘Fantasy‘ 랍니다.
10. [RSK] 국내의 비주얼계 (Visual Kei) 음악시장은 90년에서 2000년대가 더 활발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런면에서 <데이로터스>가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비주얼계나 하드코어 장르 음악을 추구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까요?
토아 :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중반은 바야흐로 ‘밀레니엄’, 그리고 ‘새 천년’의 시대로 개개인의 개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기조가 강했다고 생각해요. 비주얼계가 나름의 입지가 있었던 1999년 - 2009년정도까진 IMF가 끝난 때라 ‘뭘 하든 좋다’라는 낙관적인 분위기도 있었던 것 같고요. 무엇보다, 그 때는 비주얼록이라는 장르가 나름 첨단 문화였던 것도 한몫했던 것 같아요.
비주얼록을 하려는 친구들에게 하고픈 말은 첫째로 ‘비주얼록’에 국한되지 말라는 점이에요. 우리는 엄밀히 말하면 글램록이란 큰 틀 안에서 비주얼록이란 세부 장르를 하고 있는 거예요. 세헌이 형도 늘 이 점을 강조하거든요. 세헌이 형이 이브를 하던 시절에 영향을 받아서 우리가 비주얼록 밴드가 된 거지, 아마 좀 더 일찍 태어나서 세헌이 형이 ‘GIRL’을 하던 시절에 영향을 받았으면 저희는 그런 글램록적인 성향이 더 강한 밴드가 됐겠죠..
그리고 끈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다른 장르보다 전진하는 것이 최소 2-5년은 느린 장르입니다. 그만큼 하려는 사람도 적고, 하는 사람도 금방 사라지는 장르에요. 하고 싶다면 정말 많은 시간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합니다.
토라 : 말씀 주신 대로 90년~2000년대에 비주얼계 밴드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중 일본의 경우 비주얼계 밴드들이 굉장히 큰 무대인 무도관/도쿄돔 라이브를 하는 팀도 있었고 연말에 진행하는 홍백가합전에 나오는 팀들도 있었죠. 그에 비해 지금은 시장도 밴드들도 굉장히 줄어들었지만 이것저것 상업적인 부분을 다 고려하면서 시작을 주저한다면 시간만 흐르게 될 거예요. 지금 이 인터뷰를 보고 있고 비주얼계를 하고 싶지만 주저하고 있는 바로 당신! 후회는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보고 해도 늦지 않습니다. 주저하지 마세요! 응원합니다!
윤 : 지난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힙합, EDM 등의 사운드를 차용한 명곡들이 릴리즈 되고,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밴드 사운드가 들어갈 틈새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2000년대 후반부터 존재감을 드러낸 일본의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라는 밴드는 코어계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유행하던 EDM 요소를 채용하여 오리콘 차트 상위에 입성한 경험이 있죠. 시대의 회전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타이밍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고, 그 상황에서 열심히 활동을 이어가는 저희를 알아주신 분들 덕에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습니다.
안키모 : 항상 국내의 음악시장은 해외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90년에서 2000년대 사이에는 일본에서도 현재보다 비주얼계의 인기가 많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장르의 유행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아티스트라면 어느 시대든 두터운 팬층이 있기에 저는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어요. 비주얼계, 하드코어 장르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면 장르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기반으로 어떤 포인트든 차별성 있는 모습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려면 그만큼 넓은 시야와 경험이 있어야 해요. 이건 저희가 가지고 있는 숙제이기도 해요.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11. [RSK] ‘데이로터스’의 해외 팬들의 반응들을 살펴보면 국내에서 Visual Kei 밴드를 접한다는 게 흥미롭고 신기하다는 내용들입니다. 여기에 대한 솔직한 심정은 어떠신지요?
토아 :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일단 기쁘죠. 먼 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장르를 하는 우리에 대해 탐구를 해준다는 게. 그와 동시에,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한국 글램록 밴드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시켜 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있어요. 1집 EP 때는 이 점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려고 한복을 입고 뮤비를 찍거나 공연에 오른 적도 있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해외 팬들의 관심은 우리를 좀 더 진화하게 만들어요. 그리고 얼른 입지가 생겨서 해외 투어를 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를 알리고 싶다 하는 마음도 있어요.
안키모 : 우선 해외의 반응을 보는 건 저도 늘 흥미롭고 신기해요. 그리고 K POP의 위상이 그만큼 크고 대단하다는 걸 나타내는 것 같아요. 비주얼계가 아니더라도 국내의 다른 장르 음악이 해외에 알려지면 '한국에 이런 장르가 있는 줄 몰랐다.'라든가 K POP이 라는 단어를 활용해서 '드립을 치는' 댓글이 달리는 걸 자주 보게 돼요. 또한 '비주얼계'라는 꼬리표가 해외 팬들의 유입을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장르가 가진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해외는 더욱 장르의 팬이 많고 그만큼 커뮤니티도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기에 인지도를 높이는 게 국내보다 유리했어요. 저희가 자체적으로 시디와 굿즈를 만들어 판매했을 때 핀란드, 독일, 미국, 폴란드, 네덜란드, 페루 등 다양한 나라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걸 보고 놀라고 감사했어요. 세계가 넓으면서도 이 비주얼계 태그 하나로 가깝게 연결되는 느낌이 들어서 기쁘고 힘을 얻게 돼요.
윤 : 확실히 한국의 비주얼계 밴드라는 느낌으로 관심을 가져 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국내 아이돌 음악에서도 차용되는 사운드적 요소를 사용해서 그런지, 곡들에 대한 접근도 리스너 분들께는 어느 정도 편안해 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기에 이 점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고요. 더욱 다양하고 발전해가는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습니다.
12. [RSK] <데이로터스> 밴드만의 매력은 음악과 패션/Glam 입니다. 듣고 보는 즐거움이 함께 어우러질때 <데이로터스>의 강점들이 더 드러난다고 생각됩니다. 의상과 전체적인 아트 디렉션의 선택 과정은 멤버들끼리 함께 정하시는지요? <데이로터스> 의 메이크업을 담당하고 계신 ‘니니’님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여기에 대한 재밌는 내용들 공유해 주시겠어요?
토아 : 아트디렉션은 전 멤버와 스타일리스트인 니니, 토가와 함께 결정해요. 밴드의 초창기에는 니니가 다섯 명 전부를 전담하다가 육체적, 시간적으로 니니에게 너무 무리가 와서 작년부터 토가가 저와 베이시스트를 토라를, 그리고 니니가 나머지 멤버들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니니는 정말 멤버만큼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예요. 사실 니니는 우리의 스타일링을 하기 위해 우리를 찾아온 게 아니에요. “내 친구의 아는 밴드 중에 신기한 놈들이 있다는데 구경이나 해보자!”하고 왔는데 어쩌다 우리 스타일리스트가 되어 정말 많은 고생을 함께 했어요. 한 겨울에 산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덜덜 떨기도 했고, 우리 뮤직비디오에 단역 출연하기 위해 쫄쫄 굶으면서 체중 관리를 한 적도 있어요. 일본 투어 때도 함께 했는데, 일본 현지 관계자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했어요. “저렇게 빠른 속도로, 저 정도 인원을, 저렇게 훌륭하게 화장 시키다니 대단하다!”라면서요.
안키모: 저는 ‘데이로터스’로 비주얼계를 처음 하게 되었기에 경험이 많은 토아 형과 니니가 주로 아트 디렉션을 주도하고 있어요. 이 부분에서는 메이크업과 헤어를 담당하는 니니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요. 스타일리스트인 니니는 헤어, 메이크업에 관한 것부터 비주얼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일본 서브컬처 브랜드에서 협찬을 받을 정도로 서브컬처 패션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걸 알맞게 활용할 센스도 가지고 있어요. 다른 멤버들에 비해 제가 가장 수혜를 많이 받았는데요. 이에 대해 한 가지 재미있는 내용이라면, 저는 여성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중성적인 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이런 스타일을 구상하고 구현해낸 게 바로 니니예요. 데이로터스의 첫 프로필 사진을 보면 제 인상과 스타일이 전혀 다른 걸 볼 수 있어요. 처음 지금의 스타일을 시도했을 때 국내, 해외의 팬들에게 '귀엽다'는 반응이 많았었는데 처음에는 귀엽다는 말이 무척 싫었었어요. 하지만 그게 저의 강점이 되니, 더욱 솔직하게 말하자면 반응이 숫자로 증명되니까 좋아졌네요.
13. [RSK] 현재 케이팝의 인기가 국제적인 수준까지 왔습니다. 여기에 대한 ‘데이로터스’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같이 함께 해보고 싶은 케이팝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토아 : 사실 작년에 정말 좋은 기회를 얻어서 ‘김재중’님의 ‘Glamorous Sky’ 뮤직비디오에 안키모, 타리, 윤이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는 보조 겸 멤버들을 케어하러 함께 갔는데, 정말 특별하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김재중’님 자체도 비주얼록에 대해서 너무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시고, 영상을 촬영하는 팀들도 시스템화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더라고요. 높은 수준의 음악 퀄리티와 시스템화된 절차들을 경험하는 게 정말 많은 공부가 됐어요. 다음엔 ‘김재중’님과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음원 작업, 라이브 등도 기회가 된다면 함께 해보고 싶어요.
윤 : 역시 ‘김재중’님 이네요.. 멤버 형들과 인사를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느꼈는데, 비주얼계나 일본의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으시구나.. 를 정말 많이 느꼈고, 다른 나라에서 제가, 저희가 추구하는 음악으로 성공을 이뤄내신 모습이 너무나 존경스러웠습니다. 다시 한 번 인사도, 존경심의 표현도, 작업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키모: 저는 ‘라르크 앙 시엘’의 보컬인 ‘하이도’님을 무척 좋아하는데 ‘김재중’님이 ‘하이도’님의 'Glamorous Sky'를 커버하고 그 곡의 PV에 저와 멤버들이 연주 역할로 출연한 적이 있어요. K POP 스타로 그런 시도를 하시는 게 정말 멋졌어요. 짧게 마주친 순간에도 느낀 점이 많았기에 어떤 작업이든 같이 함께 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고 많이 배우게 될 것 같아요.
토라 : 사실 장르적인 부분이 대중적이지는 않아서 케이팝 아티스트 분들 중에 저희와 같이 공연을 같이한다..?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네요(웃음) 개인적으로는, 밴드 사운드의 음악이 주인 ‘드림캐쳐’ 분들이나 그리고 ‘ITZY’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굉장히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타리 : 밴드 YB의 윤도현 님과 같이 한번 무대에 서보고 싶네요. 어릴 때 정말 많이 듣기도 했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담으로 어머니가 YB와 같이 공연한다면 음악적으로 인정해 주신다고 하셨을 정도라 만약같이 공연을 하게 된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습니다. 뮤직비디오에서 제가 기타를 연주했던 김재중 님과도 콜라보 해보고 싶네요!
14. [RSK] 지금까지 <롤링스톤 코리아> 인터뷰에 응해 주셔셔 감사합니다. 앞으로 한국 ‘포스트 하드코어’ 음악씬에서 더 활발한 활동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토아 : 최고의 록 매거진 <롤링스톤 코리아>와 함께 해서 저희야말로 영광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자주 가던 대학 근처의 바가 있었는데요. 그 바의 벽 한 면이 전부 <롤링스톤>의 표지로 도배되어 있었거든요. 그런 매거진에 제가 직접 참여하게 되니 너무 기쁘고 감격적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윤 :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기회 주신 롤링스톤 코리아에 너무나 큰 감사와 영광 드리옵고,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 많이 보여드릴 밴드 ‘데이로터스’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토라 : 새 앨범인 <NEW KING> 발매와 함께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정말 영광이고 기쁩니다! 앞으로 더 좋은 활동을 이어 나가면서 RSK 인터뷰에 다시 좋은 소식으로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안키모: 답변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롤링스톤 코리아>와 구독자분들과 좋은 인연이 되어 추후에도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할 ‘데이로터스’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타리: 롤링스톤 코리아를 통해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ock ‘N‘ 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