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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팝 스타란 어떤 존재인가

팝 스타란 어떤 존재인가. 꼭 집어 말하기는 쉽지 않다. ‘팝’인 만큼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데 따져보면 ‘광범위함’이야말로 팝 스타를 정의하는 단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다. 팝 스타는 차트를 지배해야 한다. 스트리밍 사이트를 자기 집 안방 드나들 듯이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설령 음악은 모르더라도 이름만큼은 아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아야 한다. 그의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그의 오라를 경험하기 위해 공연장으로 향해야 한다. 이렇듯 존재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하는 존재, 그가 바로 팝 스타다.

 

1982년에 그런 존재가 마침내 나타났다. 그렇다. 마이클 잭슨이다. 그 이전에 팝 스타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은 규모라는 측면에서 차원이 달랐다. 번쩍거리는 팝 스타 이미지가 거대한 스케일로 전 세계를 휘몰아쳤다.

 

그 뒤부터 인류는 마이클 잭슨 후계자 찾기에 몰두했다. 그러던 와중 방탄소년단이 등장했다. 정국이 솔로로 나서서 차트를 강타하고 뉴욕 타임스 스퀘어를 열광에 빠트렸다. 2023년 열렸던 이 공연을 보면서 마이클 잭슨을 떠올렸던 사람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댄서들과 공동 연출한 춤을 멋지게 소화하면서도 그의 라이브는 여유롭고, 탄탄했다. 현대의 팝 스타로 불릴 자격이 충분한 무대였다.

 

지금까지 정국이 발표한 정규 음반은 정확히 1장, <Golden>(2023)이다. 따라서 섣부른 평가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에게 잭슨 파이브가 있었던 것처럼 정국은 방탄소년단의 멤버로 이미 거대한 탑을 쌓아 올렸다. 게다가 단 1장의 음반에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포함해 톱 5곡을 3개나 터트렸다. 이건 우리에게 익숙한 영미권 팝 스타도 쉽게 해내지 못하는 성취다.

 

 

음악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그의 음악적 기반은 알앤비, 디스코, 펑크(funk), 힙합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대중음악 역사에서 ‘원천 장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다. 이 위에 그는 영국 개러지, 레게, EDM 등의 세부 장르를 섞어 음악에 구체성을 더한다. 그러고는 팝적인 감각으로 이 모든 장르를 폭넓게 아우른다. 앞서 강조한 ‘광범위함’이다. 그중에서도 팝 멜로디에 디스코/펑크(funk) 리듬을 매력적으로 섞은 <Standing Next You>는 단연 최고다. <Seven>의 경우, 영국 개러지 리듬에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대중적 선율을 더해 미국 1위, 영국에서는 3위에 올랐다.

 

나도 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위켄드, 저스틴 비버 등 기존 팝 스타의 영향력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있었음을 모르지 않는다. 존중해야 할 의견이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위켄드, 저스틴 비버의 음악에도 누군가의 흔적은 묻어있다는 것이다.

 

하나 더 있다. 팝 스타로서 갖춰야 할 첫 번째 조건이 뛰어난 보컬 능력과 무대 장악력이라면 정국은 이미 검증을 끝마친 음악가라는 것이다. 나는 유발 하라리가 아니다. NME의 평가처럼 그가 ‘2020년대 팝의 왕’이 될지를 확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딱 하나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언젠가는 누군가의 음악에 정국의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을 거라는 점이다.

 

<일러스트 - 투디/ 사진 제공 -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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