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TIST>는 K-pop 그룹의 타이틀 치고 화려함이 결여된 노래다.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은 적당한(혹은 애매한) 비트는 물론이고 특별히 극적인 빌드업이 없는, 그러니까 리스너를 놀래킬 의도를 가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무난한 곡의 전개는 2년 만에 내놓은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으로서는 의외의 면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은 최근 몇 년간 그들이 발표한 노래 중에서도 손꼽을만한 완성도를 가진 작품이다. 그리고 이 곡의 바로 이 같은 ‘은근한' 매력은 트와이스의 가장 진화된 매력을 담고 있는 [Formula of Love: O+T=<3]의 전반적인 방향성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이어지는 <MOONLIGHT>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80년대 R&B 사운드의 청량한 사운드와 풍성한 그루브는 매우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다듬어져 있는데, 레트로 사운드의 장인들인 스테레오타입스(The Stereotypes)의 농익은 솜씨다. 트와이스에게 소위 ‘레트로’가 특별히 낯선 시도는 아니지만 이 곡에서는 새삼 그들의 보컬 퍼포먼스를 주목하게 된다. 특별한 도약이나 반전이 없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진행이지만, 이들은 곡이 가진 리듬의 바이브의 뉘앙스를 맛깔스럽게 살려내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 이 곡의 음역대는 대체로 낮게 형성되어 있는데, 쉽게 그 호소력을 어필할 수 없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멤버들은 메인과 서브의 구분 없이 그 어느 순간에도 곡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고 있다.
이 앨범은 트와이스가 한 앨범에서 시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음악적 포부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 지효가 가사와 멜로디를 쓴 <선인장 (CACTUS)>은 주목할만한 곡이다. 컨트리 팝과 얼터너티브 록 사이의 그 어딘가를 흐르는 따뜻하고 풍성한, 동시에 힘 있는 멜로디는 이 곡을 단연 이 앨범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로 만들어준다. 놀라운 것은 어느 순간, 어느 장르의 곡들에서도 그 모든 순간들이 마치 하나로 이어진 것처럼 일관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것이 레트로 디스코의 그루브인지(<PUSH & PULL>)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그루브인지는(<REAL YOU>) 크게 중요하지 않다. 라틴 트랩이 가미된 현대적인 사운드에서도, 조금 더 예스러운 복고풍 사운드에서도 트와이스라는 팀의 매력과 멤버들 간의 어울림만이 설득력 있게 와닿을 뿐이다.
JYP는 이 앨범을 통해 트와이스가 빛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레시피와 조합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 것 같다. 자연스러우면서도 확신에 찬 목소리에서는 보컬 디렉터들과 멤버들의 호흡도 그 어느 때보다 긴밀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트와이스는 이제 어느 한 명의 프로듀서나 A&R의 요구를 훌륭하게 소화하는 것을 넘어 모든 레퍼토리를 자신들의 것으로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을 발견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안전함이나 안이함과는 다른 것이다. 수많은 것들을 시도하지만 단 한 순간도 그들이 아닌 순간이 없는 그 느낌, 달리 표현하자면 트와이스라는 색으로 모든 음악을 완벽에 가깝게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Formula of Love: O+T=<3]는 2021년 K-pop 최고의 앨범 중 한 장이다. 물론 동시에 트와이스 커리어 사상 최고작이기도 하다.
Illustration by Jeong Hyeyoung
사진 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The Ultimate Recipe, Finally Found -TWICE [Formula of Love: O+T=<3]
For a K-pop group’s title song, “SCIENTIST” is lacking in glamour. The song has a moderate (even ambiguous) beat that is neither slow nor fast and is without a particularly dramatic build-up. With a seemingly average development with no intention of surprising the listeners, this number is an unexpected move for the title song of a full-length album released in two years. And yet, despite all this, it is one of the most polished and complete songs they have released in recent years. It is this song’s “subtle” charm that artfully reflects the overall direction of “Formula of Love: O+T=<3”, the album that shows off the mature evolution of TWICE.
The following song “MOONLIGHT” is no different. The refreshing sound and rich groove of the 80s R&B sound are refined with an extremely modern sensibility, the masterful handiwork of The Stereotypes. The “retro” sound is not unfamiliar territory for TWICE, yet this song brings singular attention to their vocal performance. Even though the song has an uneventful progression without any special surprises, the members are able to keep us in tight tension until the end with their vocal prowess that brings alive the song’s rhythmic beat. Even though the song’s range of notes is generally low, making it difficult to showcase their full scope of vocal ability, each member, whether leading or supporting, fully encapsulates the song’s groovy essence with their voice.
It is no exaggeration to say that this album contains almost all the musical ambitions that TWICE can attempt in one album. Among them, the song “CACTUS”, lyrics and melody written by Jihyo, is especially noteworthy. The warm and rich, yet powerful melody that flows freely between country pop and alternative rock makes this song by far one of the most impressive moments of the album. What’s astonishing is that every moment from the album, regardless of genre or style, feels consistently unified as a whole. Whether it is the groove of retro disco (“PUSH & PULL”) or the groove of a more contemporary style (“REAL YOU”), the sound of modern Latin trap or the sound of vintage retro, all are convincingly felt in TWICE’s magnetism and the harmony between its members.
JYP seems to have succeeded in discovering the most suitable recipe and combination for TWICE to shine through this album. The confident voices reveal that the teamwork between the vocal directors and the members was closer than ever. But is that all? It appears as though TWICE has found the prime point in which they can effectively control their own repertoire, beyond merely following the direction of any one producer or A&R. However, this is different from playing it safe. Though they are switching between various attempts, they have never felt like anyone else other than TWICE. In other words, it’s as if they are showing us that they can perfectly control and infuse every piece of music with the unique color that is TWICE. “Formula of Love: O+T=<3” is one of K-pop’s best album of 2021. Not to mention it being the pinnacle of TWICE’s career history.
Illustration by Jeong Hyeyoung
Photo credit - JY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