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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Permission To Dance’ LA 콘서트 – 감동의 재회



회색빛 하늘살짝 안개, 쌀쌀한 공기까지. 이날 로스앤젤레스 날씨는 마치 런던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지만, 5 명의 '아미' 운집한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콘서트 셋째 날의 열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수많은 팬은 방탄소년단의 상징인 보라색 머리 장식, 마스크, BT21 굿즈를 착용한 2 만에 열린 대면 콘서트를 환영했다.

잔뜩 들뜬 분위기는 마치 방탄소년단이 이미 무대에 오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열기를 더해 갔고, 팬들은 콘서트 시작 전 흘러나오는 뮤직비디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방탄소년단을 기다렸다.

이윽고 팬데믹으로 팬들과 멀어진 시간을 표현하는 듯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철창을 깨고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곧이어 더 (The Lab) 댄서들과 함께 RM, , 슈가, 제이홉, 지민, , 정국이 마치 군대를 이끌고 전쟁에 나서는 장군이라도 된 양 공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웅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On) 역동적인 멜로디가 콘서트 밤을 수놓으며 포문을 열었고, 이후 댄스곡 메들리로 '불타오르네'(Fire), '쩔어'(Dope), '디엔에이'(DNA)가 이어졌다.

공연의 구성은 '퍼미션 댄스'(Permission To Dance) 온라인 콘서트 때와 대체로 비슷했지만, 현장을 가득 메우며 함성을 지르는 팬들과 블루투스 응원봉 물결이 한층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흘간의 콘서트는 '함께’(togetherness)라는 무언의 주제 속에서 서로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자랑하는 가수와 팬들 사이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가장 최근 앨범에만 집중하는 통상적인 콘서트 방식에서 벗어나 방탄소년단은 이날 자신들의 지난 여러 곡을 선보였는데 자신을 사랑하자는 내용을 담은 '앤서: 러브 마이셀프'(Answer: Love Myself), 남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음악인 (Gqom), 한국 사물놀이 가락을 엮은 '아이돌(Idol)까지 다양한 무대가 펼쳐졌다. 특히 출신도, 배경도 다른 5만여 인파가 다 함께 'You cant stop me loving myself’ 가사를 외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 이번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어느 특정 장르나 콘셉트에 국한되지 않는 그룹임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마법에 빠진 매혹적인 '블랙 스완'(Black Swan)에서부터 어둡고 관능적인 노래 ' 눈물'(Blood Sweat and Tears), 그리고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페이크 러브'(Fake Love)까지 무대는 다채로운 곡들로 가득 찼다. 콘서트는 중반이 지나서도 팬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올랐고, 방탄소년단은 계속 다양한 곡들을 선보이면서 장 내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여기에 흥겨운 춤이 더해진 모타운 연주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이어진 최고의 팝송 '버터'(Butter)까지 새로운 밴드와 백업 싱어들로 꾸려 만든 모든 무대는 방탄소년단 팬덤의 다양성을 그대로 반영했으며, 흑인 음악이 K-pop에 끼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깜짝 손님도 등장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 (Boy With Luv) 공연이 끝난 후 전광판을 통해 해당 곡을 피처링했던 미국 팝스타 할시(Halsey) 객석에서 포착되자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정국의 믹스 테이프 수록곡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던 EDM '스테이'(Stay) 제외하고 이번 공연에서 멤버들은 솔로 무대나 유닛 무대 없이 일곱 명 전원이 무대에 서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대해 멤버 슈가는 콘서트 2 차에 이렇게 설명했다.

"2 만에 팬들을 만나는 만큼 여러분이 온전히 저희 일곱 명 모두에게 집중해 주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큐시트부터 무대 장치까지 모든 것을 직접 준비했죠."







한국어와 영어로 마지막 인사말을 전하며 방탄소년단은 끝
으로 '퍼미션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불렀다.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방탄소년단의 마법 같은 힘이 팬들에게 순수한 즐거움을 위해 먼 길을 떠나는 것에 대한 영감을 준 순간이었다.

최악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다들 심적으로 힘들어했지만, 이날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장난기 가득한 매력을 잃지 않았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그룹임에도 자만심에 빠지지 않았다. 공연 내내 멤버들은 발랄하고 코믹하면서도 때로는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진은 완전히 다른 헤어스타일을 선보였고, 뷔는 <오징어 게임>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섰다. 또 멤버들이 다 같이 지민의 '세이브 ' 댄스를 따라 하는 모습에서 이들이 얼마나 무대를 즐기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기자 간담회에서 리더 RM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한국 출신 아티스트로서 우리는 정체성과 언어, 장르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고, 보이지 않는 벽을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매 순간 우리 음악과 공연에 최선을 다했고, 그런 작은 순간이 모여 오늘의 기적을 이룬 것 같습니다. 다시 대면 콘서트를 열어 팬들을 마주하니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챕터가 정말로 시작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이나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으며 10 연속 빌보드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자신들의 인기가 사그라들 있다고 생각한다는 방탄소년단. 이들이 얼마나 겸손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팬들의 사랑과 헌신을 절대 당연시하지 않는 그룹이다.

K-pop의 거물,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이제 인정이 필요한 단계를 넘어섰다. 대규모 콘서트장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된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이들의 보랏빛 파티를 같이 즐기든지 그저 구경만 하든 지는 중요하지 않다.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계속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테니까.








 

BTS 세트 리스트:

 

(ON)

불타오르네(FIRE)

쩔어(DOPE)

디엔에이(DNA)

블루 앤 그레이(Blue & Grey)

블랙 스완(Black Swan)

피 땀 눈물(Blood Sweat & Tears)

페이크 러브(FAKE LOVE)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에어플레인 파트 2(Airplane pt.2)

뱁새

잠시

스테이(Stay)

쏘 왓(So What)

아이 니드 유(I NEED U)

세이브 미(Save ME)

아이돌(IDOL)

에필로그: 위 아 불렛프루프: 이터널(EPILOGUE: 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

앤서: 러브 마이셀프(Answer: Love Myself)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사진 제공 - H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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