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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장현승 “이기려고 하기 싫은 걸 하고 싶진 않아요”

“질 때 지더라도 내 스타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낫지. 이기려고 하기 싫은 걸 하고 싶진 않아요”

장현승의 새 싱글 <MESS>에는 그런 장현승의 태도가 담겨있다. 지금까지의 그가 그래왔던 것처럼.

 

 

1. [RSK] 롤링스톤 코리아와 약 3년 만에 다시 만났어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여유롭게 지내기도 했고, 바짝 앨범 작업할 때도 있었고, 회사를 옮기는 시즌에는 별다른 걸 하지 않았어요. 특별한 일도 없었고요. 여행도 가지 않았어요. 여행을 귀찮아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누가 가자고 하면 가는데 혼자 계획하는 건 감당이 안 돼요. 다 일 같이 느껴져요. 그냥 평범한 일상 보내면서 지냈어요.

 

 

2. [RSK] 붉은 머리가 여름과 잘 어울려요. 머리를 붉게 물들이고 처음 거울을 봤을 땐 어땠어요?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빨간 머리를 한 게 10년 전이거든요. 그래서 옛날 생각이 났어요. 그런데 제가 좀 자주 씻거든요? 따뜻하게 씻고. 그래서 물이 좀 빨리 빠진 것 같아요.

 

 

3. [RSK] SNS에서 팬들과의 메시지로 화제가 된 것도 알고 있어요?

 

네, 좀 창피했어요. 진짜로, 진심으로. 결과적으론 좋았지만 좀… 약간 친한 사람들끼리의 대화를 누가 공개한 느낌? 부끄러워서 공개 안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4. [RSK]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메시지가 있다면?

 

기억나는 건 많은데… 그중 인상 깊었던 건 ‘MTV 시절부터 팬이었어요’. 저희가 처음 미디어에 노출된 게 MTV였거든요. 그런 말 들으면 되게 좀… 몇 살일까? 이런 생각 들고 그래요. 아, 그런데 막 욕망 가득한 몇몇 메시지는 왜 보내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딥한 메시지엔 답변도 안 하는데. 진짜 혼자 생각하라고.(웃음)

 

 

5. [RSK] 요즘 가장 시간을 쏟는 대상은 뭐예요? 최근 관심사가 뭔지 궁금해요.

 

저 진짜로 SNS 줄여야 해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그만 봤으면 좋겠어요. 그것 때문에 제가 할 일을 못해요. 유튜브랑 인스타그램만 아니었으면 일본어도 훨씬 더 잘 할 텐데. 단어 외워야 하는데 손이 막 유튜브로 가요.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해서 고민이에요.

 

 

6. [RSK] 일본어는 어느 정도로 구사해요?

 

아직 초급이에요.

 

 

7. [RSK] 일본어로 배운 단어나 문장 중 지금 기억나는 건요?

 

이에니 카에리타이. ‘집에 가고 싶어’라는 뜻이에요.(웃음) 선생님한테 배우고 있는데, 최근에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봤어요. 일본 애니메이션은 <너의 이름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일본어 배우고 나서는 조금 더 귀에 익게 해야겠다 싶어서 보려고 해요. 아는 말 나올 때마다 반갑더라고요.

 

 

8. [RSK] 컴백 팬미팅으로 오랜만에 팬들과 만났고, 방송에는 9년 만에 출연했어요. 무대 위에선 어떤 기분이 들던가요?

 

팬미팅 날도 비가 왔는데 오늘도 비가 오네요. 그때 비가 많이 왔는데 멀리서 와주신 분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저를 보러 오겠다고 먼 길을 왔다 갔다 해 주시니 고마웠죠. 

 

 

9. [RSK] <복면가왕>에서는 김현철의 <왜 그래>와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불렀죠? 준비 과정은 어땠어요?

 

준비 과정,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그리고 낯설었어요. 가면 쓰고 노래하는 게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불편했어요. 노래하기가 편하지 않더라고요. <왜 그래>는 사실 제가 평소에 자주 듣는 음악은 아니에요. 유재하 님 곡은 옛날부터 가까이 있던 노래를 부르는 느낌이었지만 제가 찾아 듣는 음악은 아니어서 ‘이거 어떻게 불러야 하지?’ 이런 생각이 많았죠.

 

 

10. [RSK]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면 어떤 노래 부를 계획이었는지 물어봐도 돼요?

 

백예린 씨의 <혼자 두지 마>를 부를 생각이었어요. 나쁘지 않았을 거예요. 어차피 올라갔어도 그 노래에서 떨어졌을 거지만. 경연의 경향성이 있는 노래는 아니니까요. 거기서 이기려면 이길 수 있는 노래의 유형이 있어요. 편곡도 이기려는 편곡이 있고요. 그런데 그런 유형의 곡이 아니에요. 그런데 그 이기는 유형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질 때 지더라도 내 스타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낫지. 이기려고 하기 싫은 걸 하고 싶진 않아요.

 

 

11. [RSK] 삶에서의 태도도 그렇죠?

 

제 기본적인 모든 에튀튜드가 딱 그래요. 성격이에요, 이거는.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이런 성격이 아니었으면 저 진짜 부자 됐을 거예요. 돈을 막 발로 빵빵 차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요.(웃음)

 

 

12. [RSK] <궤도 (Orbit)>에 이은 빠른 복귀예요. 새로 발표하는 싱글 <MESS>는 어떤 곡이에요?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스타일의 곡이에요. 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즐겨듣던 사운드의 곡이죠. 그게 벌써 10년이 넘었네. 트렌드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이런 사운드가 유행은 아니지만 클래식인 것 같아요. 이런 차가운 느낌의 곡을 늘 좋아해 왔어요. 

 

 

13. [RSK] 곡을 만들 때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 편이에요?

 

트랙에서 받는 편이에요. 처음에 딱 비트를 받았을 때 들어보고 느낌 오면 바로 하고 느낌 안 오면 안 해요. 가사는 웬만하면 곡의 분위기랑 맞게 풀려 하고요. 곡의 멜로디랑 분위기에 어울리게 쓰려고 해서 가사의 주제보다는 사운드적으로 집중해요. 노래의 멜로디에 어울리는 발음을 찾는 편이에요.

 

 

14. [RSK] 이 곡을 통해 어떤 걸 보여주고, 전하고 싶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보여주니까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곡을 전체적으로 들어보면 시각적으로 뭔가 그려지는 노래거든요. 안 좋아해 주시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사실 상관없어요. 그래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지만요.

 

 

15. [RSK] 힘든 순간이 다가오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도 묻고 싶어요. 난관을 어떤 방식으로 타개해나가는지도요.

 

탈피해요, 웬만하면. 받아들이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요. 생각하는 걸 멈춰요. 바꿀 수 없는 일이면요. 그렇게 며칠 지나면 괜찮던데요? 제가 단순해서, 또. 최대한 지혜롭게 해결하려고 하는데 제가 보기보다 성격이 있거든요. 그래서 쉽지가 않아요, 늘. 지혜롭게 해결하는 게. 이 성격만 아니었어도 저 부자 됐을 거예요.(웃음)

 

 

16. [RSK] 최근 한 방송에서 오랜 시간 쉰만큼 앞으로는 두세 배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앞으론 어떤 활동들로 만날 수 있을까요? 

 

준비된 곡들은 많은데 모르겠어요. 어떻게 플레이해야 될지 저도 고민이고요. 지금은 확답드리기 애매한 것 같아요. 발매를 어떤 식으로 해야 좋을지 고민이에요.

 

 

17. [RSK] 앞으로는 어떤 수식어가 붙는 뮤지션이고 싶어요? 

 

아직 붙이고 싶지 않아요.

 

장현승의 더 다양한 화보 이미지와 인터뷰 전문은 추후 발간될 롤링스톤 코리아 스페셜 에디션 3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hotographs by Jun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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