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Interview

RINI와 나눈 ‘균형’에 관한 대화

 

<Matter to You>에서 RINI는 워라밸에 관한 고민을 이어간다. 현실에 쫓기며 종종 일상 속의 사소한 기쁨을 놓치게 되는 우리들. 하루를 깨우는 아침의 온기, 명료함을 선물해 주는 하루의 첫 커피, 음식의 맛을 즐기고 하루를 풍부하게 감각하도록 돕는 건강한 신체, 복잡하게 얽힌 마음을 풀어주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 같은 것들 말이다. 

사소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우리를 단단하게 보호하는 요인을 어떻게 지켜갈 수 있을까? RINI와 함께, 균형을 맞추는 법에 관해 생각하는 시간. 

 

 

1. [RSK] RINI, 지금 어디에 있나요? 인터뷰에 답하는 현재, 어느 시간, 어떤 공간에 있는지 궁금해요.

 

안녕하세요 RSK! 인터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지금은 새벽 2시 30분이고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제 아파트의 소파에 앉아 있어요. 조금 전에 친구들과 스튜디오 세션을 마쳤어요.

  

 

2. [RSK] TMI도 하나 해준다면?

 

오늘 아침에는 방의 열기로 인해 잠에서 깼어요. 에어컨을 켜두는 것을 잊었거든요. 요즘 정말 덥네요. 그래도 낮에는 핫 요가를 했어요. 일요일에 헬스장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하루의 루틴에 항상 운동을 넣어두는 편이에요. 운동 후에는 신선한 참치샌드위치를 먹고 곧장 해변으로 가서 배구했어요. 아, 그전에 자외선 차단제도 발랐고요. 그런 거죠, 뭐.(웃음)

 

 

3. [RSK] 최근에 신곡 <Matter To You>가 발매되었어요. 이 곡을 만드는 데는 얼마나 걸렸어요?

 

솔직히 말해서 곡을 만드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어요. 기타, 베이스, 프로그래밍이 된 드럼으로만 구성된 곡이었기 때문에 아마 한 시간도 채 안 걸렸을 거예요. 호주 멜버른에서 온 제 친구, 알드윈에게 키보드를 연주하게 했어요. 2년 가까이 품고 있다가 이번에 공개하게 된 곡이에요.

 

 

4. [RSK] <Matter To You>를 듣다보니 일상에 치이면 작은 기쁨을 놓치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RINI에게는 어떤 것들이 사소한 행복을 주나요?

 

저는 단순한 사람이에요.(웃음) 하루를 깨우는 기쁨,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느끼는 기쁨, 음식을 먹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는 기쁨,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쁨. 감사해야 할 것이 많다는 걸 가끔 잊기도 하고요. 

 

 

5. [RSK] 필리핀에서 자랐고 멜버른으로 이주한 후 LA로 오셨어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라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움은 없었나요?

 

나라를 옮길 때마다 적응이 필요했기에, 모든 나라가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어요. 하지만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사는 기회가 얼마나 큰 행운인지 깨달았기 때문에 늘 감사했어요. 제게 있어 필리핀은 안식처 같아요. 모든 일들이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옛날을 떠올리게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필리핀에 가는 걸 좋아해요.

 

 

6. [RSK] 문화적 유산이 창작에도 영향을 미쳤나요?

 

물론이죠. 필리핀 문화는 사랑과 가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이 성향이 제 음악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발라드를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요.

 

 

7. [RSK] 모든 나라들이 의미가 있겠지만, 그중 어디가 제일 편안하게 느껴지나요?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는 나라는 호주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곳에서 십 대 시절을 보냈는데, 이 시기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는 시기니까요. 호주는 살기 좋은 나라고, 제 가족들도 모두 살고 있어요.

 

 

8. [RSK]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들었습니다. 영감을 곡으로 만드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곡을 만들 때는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요. 보통은 멜로디가 머릿속에 떠오르면 음성 메모에 녹음하고, 나중에 그 멜로디를 바탕으로 곡을 작업해요. 때로는 멋지고 흥미로우며 공감할 수 있는 문구가 생각나면 그 문장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고요. 직접 비트를 만들어서 노래로 발전시키기도 해요.

 

 

9. [RSK] 또한 창작의 과정 중 가장 큰 희열이 생기는 단계는 언제인지 궁금해요.

 

전 과정을 즐기지만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프로덕션을 만들고 곡을 편곡하는 단계예요. 새로운 사운드를 실험할 수 있어서 가장 재미있어요. 이때 음악적으로도 가장 많이 배운다고 생각해요. 또한 곡이 완성되었을 때 제가 상상한 대로 정확하게 들릴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10. [RSK] 예술가는 감정이 섬세한 거 같아요. 그래야 세세하게 느끼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다 보면 감정의 폭도 클 거 같아요. 작은 기쁨도 크게 느껴지고, 슬픔도 공명하듯 크게 울리듯이요. RINI는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인가요? 

 

저도 감정 기복이 심해요. 이 업계에 종사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정신적으로 많은 압박을 받을 수 있어요. 그렇기에 휴식을 취하고 약간씩 흘려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11. [RSK] <Meet Me in Amsterdam>을 좋아하는 팬들도 많아요. 이 곡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아마 2017년에 만들었을 거예요. 이 곡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된 데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사실 온라인에서 만난 여자애와 암스테르담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현재 여자 친구에게 마음이 흔들려서 결국 만나지 못했어요. 이 곡은 멜버른의 집 근처 공원에서 실로폰을 연주하다가 발견한 악기 루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보이스 노트로 녹음하고 반전시켰어요. 그리고 하루 만에 데모를 완성해서 뮤지션 친구들에게 악기를 녹음하게 했죠. 

 

 

12. [RSK] 음악 외에는 어떤 관심사나 취미가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야외 액티비티를 좋아해요.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것도요. 올드 스쿨 자동차도 좋아하는데, 언젠가 나만의 차 컬렉션을 갖는 것이 꿈이에요.

 

 

13. [RSK] 미술, 영화, 문학 등의 예술도 좋아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좋아하는 작품 몇 개를 추천해 주세요!

 

모든 예술은 음악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특히 여자 친구와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문학에도 더 빠져들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가상의 여행을 시켜줄 수 있다는 점이 음악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14. [RSK] 인간은 매 순간 무엇을 느끼고, 또 배우는 거 같아요. RINI는 올해 무엇을 배우고 느꼈나요?

 

모든 일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서두르거나 강요할 필요가 없어요. 흐름에 순응하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진정한 방법이라는 걸 배웠어요. 사소한 것을 즐기고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살기.

 

 

15. [RSK] 또한 사랑에 대해서도 자주 노래하시는 RINI를 보며 이런 질문도 드려보고 싶어요. 사랑할 때의 RINI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지금 사랑에 빠졌고, 몇 년째 사랑하고 있습니다. 여자 친구가 곁에 있을 때 제 최고의 모습이 되는 것 같아요. 그녀는 저의 가장 큰 팬이자 뮤즈이며, 가수라는 꿈을 계속 좇을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16. [RSK] 오는 9월에는 새 앨범 [Lucky 7]을 발매할 예정인데, 앨범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나요?

 

[Lucky 7]은 록과 R&B 장르에서 영감을 받은 7곡을 담은 EP입니다. 이 7곡이 운 좋게 수록된 곡들이라 [Lucky 7]이라고 불렀는데, 7호였던 제 이전 아파트에서 만들어진 곡들이기도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제가 로스앤젤레스로 이사 온 후 지난 몇 년 동안 경험한 일들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저라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겪은 위험과 어려움에 대해요. 완전히 새로운 사운드를 팬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RINI의 다양한 화보 이미지와 인터뷰 전문은 곧 발간될 롤링스톤 코리아 12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HOTOGRAPHS BY ESTHER KIM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