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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DAUL "음악을 만들 때 항상 청소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요"

다울은 음악을 만들 때 항상 청소한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군더더기를 빼다 보면 자신이 원하던 목적지에 닿는다. 그에게 음악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1. [RSK] 지난해 4월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인터뷰 이후 약 1년 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해외 공연도 다니고, 다양한 작업도 많이 하고. 생각보다 꽤 바쁘게 지낸 것 같습니다. 

 

 

2. [RSK] 요즘 관심 두고 눈여겨보는 건 뭐예요?

 

일하느라 다른 거에 관심을 많이 못 가지기는 했는데, 틈틈이 전시도 보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최근 작품을 본 게 기억에 인상 깊게 남아있네요.

 

 

3. [RSK] 새 싱글앨범 [Blue Side A]는 <Gimme Love (Thirsty)>와 <Mine> 두 곡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번 싱글은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소개해 주세요.

 

사실 작년에 완성했던 트랙들이에요. 제가 음악을 테크노로 시작했는데, 활동하다 보니 그동안 알앤비 장르에 치우친 감이 있어서 이번에는 좀 댄스 음악적인 요소들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4. [RSK] 이번 싱글에 수록된 두 곡은 모두 Se.A와 함께했어요. 어떻게 함께하게 됐는지, 두 곡을 모두 함께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해져요.

 

Se.A(세아)는 원래부터 알고 있던 아티스트였는데, 최근 연락을 하면서 친해지게 되었어요. 서로 음악적 방향성이나 취향이 맞아서 작년에 많은 작업을 함께하게 됐습니다. 세아가 가진 보컬 스타일이 제가 찾고 있던 보컬이었어요. 가창력도 좋지만,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댄스음악에 대한 이해도와 보컬 이펙팅의 센스가 좋은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서 이번 싱글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5. [RSK] 내 음악을 세 개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표현이 좋을까요?

 

깔끔함, 미니멀, 파란색.

 

 

6. [RSK] 각각 이유는요?

 

음악을 만들 때 항상 청소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요. 악기 하나도 깨끗하게 계속 다듬고 만집니다. 처음에 아이디어를 무작위로 추가한 다음에 계속해서 빼는 과정을 거쳐요. 최소한의 요소만 남을 때까지요. 복잡하게 소리를 내는 건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아요. 파란색은 제가 좋아하는 색깔이에요. 그래서 만들 때 항상 파란색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어요. 따뜻할 때도 있고, 어떻게 보면 차갑기도 한 느낌이 제가 생각하는 파란색이에요.

 

 

7. [RSK] 다울의 음악을 다른 음악들과 구분 짓는 차별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저는 음악 작품은 만드는 사람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제가 굳이 차별점을 두지 않으려 해도 아티스트 각자의 손을 타면 그 사람의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아무리 따라 하고 싶어 해도 똑같이 안 나오는 것처럼요. 결국엔 본인 자신이 만든 음악이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8. [RSK] 작업을 할 때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두며 진행해 나가겠죠?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는 건 어떤 부분이에요?

 

사실은 음악 작업에 큰 의미를 안 담으려고 노력해요. 그냥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던지다 보면 100개 중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나오는 것 같아요.

 

 

9. [RSK] 음악을 만드는 데에 있어 가장 필요한 건 뭘까요?

 

자신의 신념인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들어가는 게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인 것 같아요. 저도 지금도 그러고 있고요. 자신의 스타일이 뭔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음악을 만드는 것을 결과라고 생각하지 말고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즐기면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10. [RSK] Fuji Kaze, Hoody, 죠지 등 여러 국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이어오고 있어요. 다음에 함께하고 싶은 뮤지션을 꼽아본다면?

 

'Erikson Jayanto'라는 아티스트를 유튜브에서 우연히 접했어요. 인도네시아 뮤지션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 오케스트라 편곡에 관심이 생겨서 보다 보니 음악이 너무 좋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같이 작업 해보고 싶습니다! <Two Cents Party>라는 곡 추천드려요.

 

 

11. [RSK] 어린 시절엔 어떤 음악들과 함께했나요?

 

어릴 때 음악을 정말 다양하게 들은 것 같아요. 브리티시 록을 좋아할 때도 있었고, 90년대 힙합에 빠져있을 때도 있고. 수능 공부할 때쯤엔 키츠네 메종(Kitsune Maison), 에드 뱅어(Ed Banger)에 빠져서 전자음악만 들었어요. 아직도 더 루츠(The Roots) 내한 왔을 때 야자 빼고 가방 메고 공연 다녀온 일은 기억에 많이 남아요.

 

 

12. [RSK]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된 순간도 기억나요?

 

대학생이 되고 아르바이트로 처음 돈을 벌어서 디제이 노아 형한테 레슨을 받으러 찾아갔어요. 그때는 사실 디제이가 뭘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갔던 것 같아요. 그때는 모르는 사람하고 말도 잘 못해서 떨면서 배웠던 기억이 있네요.

 

 

13. [RSK] 다울이 가진 고유의 성질 중 어떤 부분이 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느껴요?

 

최근에 선택을 잘 못하는 게 음악에 도움 된다고 느낀 적이 있어요. 소위 말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요. 가장 좋은 선택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다듬고, 다른 소스를 가져오고, 다른 선택지를 저 자신에게 주는 편인데 이게 나중에 좋은 결과물로 이어질 때가 많더라고요. 새로운 아이디어가 더 나올 때도 많고요!

 

 

14. [RSK] 음악이나 무대 같은 것들을 제외하고는 어떤 사람이에요?

 

아무래도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집에 혼자서 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원래는 내향적이기도 하고 낯을 많이 가려서 조용히 있는 편입니다.

 

 

15. [RSK] 19년 [In Touch] 이후 5년이 흘렀어요. 모든 일이 그렇듯이, 다울에게도 문득 불안해지는 순간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음악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작년에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음악을 처음 시작했던 순간의 기억을 떠올렸어요. 시작할 때 '굶어 죽어도 음악을 하면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절실하게 했거든요. 그때를 생각하면 결국 제가 음악을 할 때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16. [RSK] 올해도 벌써 절반가량이 지났습니다. 남은 한 해는 어떤 것들로 채울 예정인가요?

 

Noair, plan8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인 '채널201’로서 정규앨범 발매를 준비 중이고, 더 많은 친구와 크루적인 움직임을 가져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6월 1일엔 성수에서 파티도 기획 중이고, 6월 말부터는 해외로 다시 갈 것 같아요. 좀 더 많이 바쁘게 움직여보려고요.

 

 

17. [RSK] 마지막으로, 지금 다울이 소망하는 것은 뭐예요?

 

40살이 되어도, 50살이 되어도 항상 새롭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Photographs by SOULBY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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