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에 거리낌 없는 거침없는 태도. 가슴과 엉덩이 위에 새긴 과감한 사인. 래퍼 애쉬비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특유의 대담하고 도발적인 태도를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그는 스스로를 설명할 때조차 ‘까탈스럽게 보인다’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주변에서 편하게 못 대해준다’고 첨언했다. 하지만 필자가 만난 애쉬비에게는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화려한 겉모습을 들추자 드러난 건 자신의 음악을, 그리고 그 음악을 사랑하는 팬을 아끼는 뮤지션의 모습이었다. 나아가 내가 하는 일에 행복을 느끼고, 그런 자신의 삶을 행운이라고 여기는 사람. 우리가 만난 애쉬비는 스스로가 택한 길 안에서 자신만의 기쁨을 빚어내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1. [RSK] 7월과 8월에는 [LIT] 릴리즈 투어를 하고, 뮤직 페스티벌에도 참여했어요. 여러 도시를 돌고 왔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없어요?
대전에서 팬분들이 가슴과 엉덩이에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해 주셔서 해드렸어요. 절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도 너무 화끈하셔서 기억에 남아요.
2. [RSK] [LIT]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은 건 뭐였어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팝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다들 재밌게 들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3. [RSK] 래퍼 바비가 피처링으로 함께했어요. 이때 처음 호흡을 맞췄던 거죠?
네, 처음 녹음된 피처링 벌스 받자마자 너무 좋아서 소리 질렀어요. 바비 씨 너무 감사드립니다!
4. [RSK] 2014년에 데뷔해 9년 차예요.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 것들이 달라졌나요?
좀 더 저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5. [RSK] 무대 위 애쉬비가 아닌 인간 추윤정의 시간은 어떤 것들로 채워요?
닌텐도랑 만화 좋아해요. 잡생각 하는 걸 안 좋아해서 집중할 수 있는 것들이 좋더라고요.
6. [RSK] 일상과 무대 사이를 오가는 생활을 반복하잖아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건강한 정신이요. 내가 건강해야 언제든 무언갈 할 수 있어요.
7. [RSK] 인생에서 가장 큰 결심을 한 건 언제예요?
22살 때 음악이 하고 싶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을 때요. 부모님께 엄청나게 혼났지만 최대한 설득하려 했던 게 기억나요.
8. [RSK]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음악에 몰두하며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겠죠? 절망적일 땐 어떻게 이겨내곤 했어요?
20대 초반에 돈도 없고, 공연도 안 들어오고, 앨범도 못 내던 힘든 시기가 있었죠. 근데도 작업은 계속했어요. 난 망하진 않을 거란 확신이 신기하게 있었거든요. 확신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9. [RSK] 그렇게 괴로운 순간이 있음에도 음악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요?
재밌어요. 일처럼 느껴질 때도 아주 가끔은 있지만 이걸 그만둔다고 생각하면 그게 더 괴로울 것 같아요. 재미와 일이 동반된다는 건 일종의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10. [RSK] 이다음의 애쉬비는 어떤 음악으로 돌아올지 궁금해져요. 작은 힌트를 준다면?
멋.
애쉬비의 다양한 화보 이미지와 인터뷰 전문은 곧 발간될 롤링스톤 코리아 12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hotographs by Park Jeong 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