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쓰면서 우리는 삶을 적절히 가공하거나 편집하는 기술을 익히게 되었다. 일상을 사각형 크기로 오린 후, 그 부분에만 조명을 비추는 일. 감성과 분위기가 적절히 묻어난 사진을 올리다 보면 현실은 끊임없이 연출되고, 왜곡되며, 보정된다. 어느 순간 정사각형 안에 갇혀버리는 셈이다. LONELEE의 신곡 <SHOWINDOW>는 이러한 보여주기식 관계를 꼬집는다. 형식적인 연인 사이는 허무한 법이니 말이다. 프레임을 깨고, 몰개성한 시대에서 빠져나오겠다는. LONELEE의 진솔함을 들여다볼 시간이다.
1. [RSK] 완연한 가을이네요. 이 계절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제일 좋아하는 계절입니다! 드디어 재킷을 입을 수 있는 날이 왔네요.
2. [RSK] [LOVE PHOBIA] 이후 6개월만 이네요.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어요?
올해 졸업을 합니다.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어요.
3. [RSK] 신곡 <SHOWINDOW>는 언제 만들어졌나요?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음.. 4~5월에 만들어진 곡이에요. 프로듀서 cossoff씨와 처음 만난 날 동갑내기인 걸 알았고, 바로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4. [RSK] ‘쇼윈도 관계’가 곡의 메인 테마에요. 형식적인 연인 관계를 꼬집는데요. 이 주제를 잡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SNS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피드, 프로필에 집착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고, 옷차림이나 데이트 장소도 트렌드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개성과 특별함이 사라진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어요.
5. [RSK] 가사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구간과 그 이유는?
첫 가사 두 마디입니다. 연인인 상대에 주로 어떤 감정을 느끼나 고민하다 썼어요. 일어나자마자 전화하고, 항상 연락하는 일상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6. [RSK] 건강한 연인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신뢰..? 신뢰가 없다면 어떤 관계든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7. [RSK] WÉREMA님과의 협업 과정은 어땠어요?
WÉREMA 형과 알고 지낸 지 거의 7, 8년 되었을 거예요. 사운드클라우드가 활발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형, 동생으로 연락하고 지냈어요. 공백 기간에 WÉREMA 형에게 연락해서 안부를 전하다, 조심스럽게 제 트랙에 피처링이 가능할지 여쭈어봤죠. 상호 신뢰가 있었으며 걱정이나 수정 없이 속전속결로 마무리 지었어요.
8. [RSK] 론리의 음악은 한번 들으면 귀에 꽂히는 부분이 있어요. 대중들의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고요. 추구하시는 음악 방향이 이런 대중성과 연결되나요?
대중성보다는 공감대 형성을 추구하죠. 음악 사운드와 퀄리티가 좋게 들리도록 노력하는 건 당연지사고, 사람들이 곡을 오래 기억하려면 탑라인 멜로디나 가사가 마음에 와닿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돌이나 해외 팝 아티스트들의 흥행한 노래들도 마찬가지로 멜로디와 가사가 맞물려야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것 같아요.
9. [RSK] 앨범 커버를 보면 블루와 레드의 색감을 자주 사용하시는 듯해요. 이유가 있다면?
음, 고유한 컬러로 주로 사용하는 색감은 블루에요! 레드톤을 의도한 적은 없지만, 색감이 대비되거나 어울리는 컬러라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웃음)
10. [RSK]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들을 몇 가지 알려준다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들어요. 해외 힙합부터 얘기하자면, 남궁재불 님 인스타그램에서 Lil Tecca의 앨범 발매 소식을 접한 후 많이 듣고 있어요. 원래 좋아하는 아티스트기도 했고, 취향을 저격하는 사운드가 많더라고요. 국내에서는 요즘 친해진 한빈이가 속한 밴드 SURL의 음악이랑 학교 동문 선배인 실리카겔 밴드 노래를 들어요.
11. [RSK] 요즘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거예요?
정체성인 것 같아요. 아직은 아티스트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어울리는 성향이에요. 또 학교에서 여러 파트를 맡다 보니까 고민이 드네요. 행복한 고민인 이유는 모든 선택지가 매력적이라는 점?
12. [RSK] 론리를 처음 알게 된 사람이 가장 먼저 들어줬으면 하는 곡이 있다면?
근래에 발매한 <LOVE PHOBIA>와 첫 앨범의 <UTOPIA>라는 곡이요. 제 음악 중에서는 <So.goodbye>를 제일 좋아하지만, 처음 알게 된 사람들에게는 제 색채가 잘 드러나는 곡을 알려주고 싶네요.
13. [RSK] 누구에게나 업 앤 다운의 시기가 있죠. 평소보다 에너지가 떨어질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충전해요?
축구나 풋살을 합니다! 화나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라, 속에 담아두다가 땀으로 흘려보내고 있어요. 혼자 잊으려고 하는 게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14. [RSK] 마지막으로, 남들은 잘 모르는 론리에 관련된 비밀을 하나만 알려준다면?
싱글입니다. 하나 더 알려드리면 음.. 주량이 매우 약하다는 것..?
15. [RSK] 론리의 5년 후를 그리면 어떤 이미지들이 떠오르는지 여쭤보며 인터뷰 마무리해 볼게요.
방향은 같아도 종착지는 다를 수 있어 기대되네요. 향후 제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어요. 음악과 미디어를 사랑하는 성향이라서, 매거진 에디터, 콘텐츠 크리에이터, 패션 브랜드 운영 혹은 공연 분야에서 일을 할 수도 있겠어요. 어떤 일에 종사하던 열정이 식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감사해요!
<사진 제공 - L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