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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꿈결같은 선율이 흐르는 도시, 이진아

음악을 통해 우리의 말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싱어송라이터 이진아가 돌아왔다. 이번 앨범의 제목은 [도시의 속마음]. 점점이 찍힌 불빛들로 반짝이는 건물들과 그 속의 사람들을 전부 품은 거대한 도시는 어떠한 속내를 감추고 있을까? 

앨범을 여는 <My Whole New World>부터 <말>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은 채 트랙을 자유롭게 펼쳐나가는 이진아는 우리를 금세 새로운 곳에 데려다준다. 안개가 깔린 듯 미스테리하고, 때로는 이유 없는 슬픔이 찾아오는 곳. 꿈처럼 부드럽고 몽환적인 선율들로 우리를 포근히 안아주며 이진아는 말한다. 빛과 어둠은 번갈아 찾아오는 도시는 우리를 삶의 중심에 데려다 놓는다고. 



1. [RSK] 반가워요, 진아 님. 롤링스톤 코리아와는 두 번째 만남이네요.


안녕하세요, 또 만나게 되니 더 반가워요. 이진아입니다!



2. [RSK] K팝 스타 당시, ‘치열하게 만들어 쉽게 들려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들으셨죠. 정규 3집을 준비하는 5년 역시 치열하게 흘렀나요?


하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어요. 음악을 만드는 것에 계속 몰두했고요. 쉬엄쉬엄하는 날도 있었지만 계속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3. [RSK] 작년쯤, 압박감을 겪으시다가 미국으로 50일간 떠나셨다고 들었어요. 이 시기에서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셨나요?


네. 여기저기 말한 것 같아 부끄럽네요. 놀고 싶은 핑계로 슬럼프라고 했던 거면 어쩌지요! (웃음) 작년에는 정말 힘이 없었어요. 어떤 걸 해도 힘이 잘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기분 전환이 필요했어요. 그 일환으로 공연을 많이 보았고,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이야기도 하고, 여행 끝자락 즈음에 ‘Mohonk’(뉴욕 근교 국립공원)을 등산했어요. 혼자 배낭을 메고 오르는 게 조금 무서웠지만 계속 올랐어요. 거기엔 정말 아름다운 ‘Mohonk house’가 있었는데요, 안개가 살짝 깔려서 미스테리 하면서도 평화로웠어요, 몸을 많이 움직이고 땀을 흘리니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도 쉴 수 있었어요.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제가 개인 유튜브에 소소한 브이로그를 올리기도 했어요. (웃음)




4. [RSK] 여행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이었나요?


<여행의 끝에서>라는 노래에도 넣었는데요. ‘삶은 부담이 아닌 선물’임을 깨달았어요. 그동안은 음악이 부담이 아니라 선물이었다는 걸 잊고,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이 모든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과정 자체를 즐기려고 했어요. 



5. [RSK] 이번에 나온 정규 3집의 키워드는 도시인데요. 앨범 제목을 ‘도시의 속마음’으로 짓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음악으로 표현한 선율을 모아보니 도시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더라고요. 도시의 불빛, 잠결의 슬픔, 도시의 건물, 현대의 미스테리한 것들(Mystery village), 인간관계, 진정한 친구 등등. 도시와 연관 지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6. [RSK] 수록곡 <Mystery Village>와 <My Whole New World>의 뮤직비디오는 서사가 연결되어요. 두 파트로 나눈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촬영 장소가 제주도였는데요. 둘 중 한 곡은 사랑 이야기로 흐르면 더 자연스럽고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럽게 두 파트로 나누었어요. 




7. [RSK] <잠결의 슬픔(Feat. 홍진호)> 트랙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중반부에서 분위기가 전환될 때는 마치 제가 꿈을 꾸다가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기분도 들었고요. 이 트랙은 어떻게 만들어진 곡이었나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자의 상상을 하며 듣는다는 게 재미있고 기뻐요. 1차원적인 제목이기도 한데요. 당시 제가 잠에서 살짝 깼는데 좀 슬펐어요. 이유 없이 슬픔을 느꼈어요. 당시의 상황들 때문인 건지, 제가 모르는 자아가 꿈속에 있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슬펐어요.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노래 시작 부분인 A 파트 멜로디가 생각났고요. 그래서 핸드폰 녹음 어플로 녹음하고 다시 잤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에 완성한 곡인데요. 듣다 보면 중간에는 좀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것도 같아요. 듣는 분들의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상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8. [RSK] 이번 앨범에서, 위로라는 보편적 감정을 뻔하지 않게 풀어내는 진아 님만의 비결은?


‘위로'는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하는 단어에요. 이 단어가 마음에 들어서 10년 동안 밀고 있는데요. 음악은 언제나 인간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위로를 위한 음악이라고 한다면 좀 인위적인 것 같고요. 저 또한 평상시 음악으로 위안을 받기에, 자연스럽게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사람들은 생각하는 게 비슷하기도 하니, 제 음악과 리스너분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다행이고 감사해요.



9. [RSK] 2013년에 첫 앨범을 발표하셨어요.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렀다는 생각이 들어요. 1집 앨범에 ‘시간아 천천히'라는 주문을 걸었는데 말이에요. 그 시간 동안 많이 경험하고, 배우며, 자랐다는 생각이 드네요. 




10. [RSK] 단어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독창적인, 진아 님의 음악을 정리할 수 있는 문장이나 단어가 있을까요?


아까 말씀드린 ‘위로’라는 말도 좋고요. 음악적으로는 제가 ‘Pink jazz’라는 단어를 만들었는데요. 뭔가 맘에 들어요. (웃음)



11. [RSK] 경험을 음악으로 녹여내신다고 들었어요. 요즘은 어떤 것들을 보고 느끼고 계시나요?


요즘은 마음 아픈 뉴스도 많이 보이고, 가을이 오고 있어서 뭔가 새로운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새 앨범을 하나 내고 나니, 새로운 것들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하네요!



12. [RSK] 진아 님의 음악은, 영화감독 팀 버튼, 기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들과 잘 어울려요. 기발한 상상력을 토대로 자유롭게 그려지는 동화 장르와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크게 낼 것 같거든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동화와 어울리는 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오 감사합니다, 영광이네요! (웃음) 저는 동화와 애니메이션 둘 다 참 좋아합니다. 얼마 전에 <엘리멘탈>이라는 영화도 잘 보았고요, <인사이드 아웃>도 좋아해요. 작품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상상을 시각화하는 것이 정말 대단하고 재밌고 신기하거든요! 이번 앨범 타이틀곡인 <미스테리 빌리지>라는 곡은 안개가 조금 낀 어두운 분위기의 동화가 좀 어울릴 것 같은데요. (웃음) 들으시는 분들이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 제공 - 안테나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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