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양은 제각각이다. 저마다 다른 지문을 지닌 것처럼, 모든 사랑은 각자만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나 다채로운 사랑의 형태에 관하여, 콜드는 끊임없이 지켜보고 묘사하며 노래하기를 반복한다. 지난한 시간이 절감하게 한 사랑의 귀중함과 그렇게 시작된 사랑에 관한 편지, 그 짧고도 긴 연작이 갖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1. [RSK] 이런 댓글을 본 적 있어요. ‘콜드는 대체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 거냐’는. 콜드는 대체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 누구나의 사랑이 각자 다르게 들리게, 다양한 색깔로 보이게 하는 게 제가 사랑을 노래하려는 이유죠.
2. [RSK] 지난 [Love Part 1] 당시 인스타그램에서 Q&A를 했었어요. “희수가 사랑하는 것들은 뭐냐”는 질문에 콜드는 “친구들이랑 노는 거, 쇼핑,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먹기, 삼나 안고 자는 것, 음악을 만드는 것, 진심으로 내 음악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것”이라 답했고요. [Love Part 2]가 나오기까지 사랑하는 것들로 삶을 잔뜩 채웠는지 묻고 싶어요.
아쉽게도 [Love Part 2]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코로나 때문에 제가 사랑하는 그런 것들의 대부분을 할 수 없는 긴 시간이 있었어요. 그게 처음엔 많이 낯설고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 속에서 분명해진 건 있어요. 그런 사소한 사랑들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알게 됐다는 것이죠.
3. [RSK] 오프온오프로 시작해서 어느덧 7년이란 시간이 흘렀어요. 지금 음악을 처음 시작하던 그때를 돌아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그때는 모든 감정들이 터지기 전 상태처럼 부풀어 있었어요. 그만큼 위태로웠기에 표현에 더 과감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때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요. 그때의 음악을 들어도 마찬가지고요. 인생에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순간이니까요.
4. [RSK] 저를 포함해, 오프온오프로서의 콜드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아요. 가능성은 없는지도 묻고 싶었어요.
저에게 오프온오프에 대한 사랑은 제 왼쪽 팔에 새겨진 타투처럼 영원히 꺼지지 않는 촛불이에요.
5. [RSK] 음악을 처음 시작하기로 결심한 순간을 기억하나요? 당시 그 주변에는 어떤 음악과 계기,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궁금했거든요.
음악은 저에게 늘 공기처럼 함께했어요. 저를 숨 쉬게 하고 저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릴 수 있게 만들어 주었죠. 음악을 직접 만들고 싶다고 결심하게 된 순간부터는 뭐든지 했던 것 같아요. 나만의 음악을 만드는 데에 내 모든 것을 걸겠다는 그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6. [RSK] 이번 앨범 작업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신경을 쓴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도 궁금해요.
[Love Part 1]과 같이 놓고 봤을 때, 아트웍의 컬러처럼 두 앨범이 명확히 다른 색깔이길, 그리고 그게 음악을 들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를 바랐어요.
7. [RSK] 음악을 만드는 콜드만의 방식이나 원칙, 소신 같은 것이 있다면요? 또, 어떤 순서로 결과물을 완성해 나가는지도 알고 싶어요. 가사나 멜로디를 붙여나가는 순서 같은 것들요.
저는 지독한 계획형인 J 인간이지만, 음악을 만들 때는 즉흥적이고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가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곡마다 진행된 순서도 조금씩 다 다른 편이고요.
<이별클럽 (Feat. 이찬혁)>은 단어 하나를 적어둔 게 시작이 돼서 후렴 가사가 나왔고, 그다음 가사에 맞는 멜로디를 붙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제게 원래 트랙만 있던 상태에서 빗소리를 더했고, 그때부터 물 흐르듯 가사와 멜로디가 거의 동시에 완성됐고요.
8. [RSK] [Love Part 1]과 [Love Part 2]를 통틀어, 콜드가 생각하는 사랑에 가장 가까운 곡을 하나 고르자면요?
<Love Is A Flower>. 이 곡에서 사랑이 피어나는 듯한 그 느낌이 참 좋아요. 시간이 많이 흐르고 [Love Part 2]가 나온 뒤에 들어보니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9. [RSK] [Love Part 1] 앨범 소개에선 사랑을 노래하고 싶었지만 한 번에 정의할 수 없었다고 적혀있었어요. 그리고 멈추지 않고 이야기했다고도 쓰여 있었고요. 훗날 찾아올 [Love Part 3]는 사랑의 어떤 면을 이야기하게 될까요?
그건… 비밀입니다!(웃음)
10. [RSK] 뮤지션 콜드는 어떤 꿈을 품고 있나요?
각자의 삶에서 겪게 되는 경험과 시간, 고민과 감정을 함께 나누고 담아둘 수 있는 그런 오랜 친구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제 음악이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같이 흘러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11. [RSK] 인간 김희수로서 원하는 건요?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며 살아가는 거요.
12. [RSK]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미처 담지 못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아요. 제가 보내는 편지를 늘 궁금해해 주시면 좋겠어요.
Photographs by WAV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