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Interview

팝을 대표하는 송라이터 줄리아 마이클스, <Scissors>로 독립적인 음악 세계를 열다

 

역대 최고의 명곡들을 탄생시킨 그래미 노미네이트 송라이터이자 아티스트 줄리아 마이클스가 새로운 싱글 <Scissors>로 돌아왔다. 그녀는 과거의 독을 과감히 가위로 잘라내듯, <Scissors>를 통해 자유와 행복을 향한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번 곡처럼 더욱 솔직하고 밝게 자신을 표현하며, 줄리아는 대형 레이블을 떠나 독립 아티스트로서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오랜 시간 자신을 믿어준 팬들과 함께하는 이번 여정에서, 그녀는 어떤 변화를 마주했을까? 음악, 독립,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줄리아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RSK] 지난 한 해는 음악적으로도 기념비적인 순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Heaven II] 앨범 및 “Me, on my own terms.”라는 메시지를 통해 홀로서기를 알린 시기였어요. 2024년에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이었나요? 또한 2025년을 맞이하는 지금, 줄리아의 여정에는 어떤 꿈이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제가 배운 교훈은, 20대에는 생각했던 것만큼 삶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2025년까지는 그 부분을 되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독립 아티스트로서 스스로에게 올인하고 베팅하는 중인데, 그 점이 제 원동력입니다. 사실 이 사실이 두렵기도 하고, 동시에 설레기도 해요. 팬들은 오랫동안 저와 함께해왔고, 제가 음악을 잠시 하지 않던 시기에도 저를 믿고 응원해 줬어요. 그들의 전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지금은 저와 팬들을 위해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2. [RSK] <Scissors>의 발매를 축하드려요!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요. 줄리아가 인생에서 과감히 잘라낸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저에게 기쁨을 주지 않는 사람들, 독성이 있는 요소들, 그리고 때때로 저 자신에게 말하는 방식까지 잘라냈어요. 훨씬 덜 해야 할 것들, 그런 것들이죠.

 

 

3. [RSK] 아시아에서 2025년은 부활, 지혜,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청 뱀의 해입니다. 팔에 뱀 문신이 있는 것을 봤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사실 뱀은 아무 의미가 없지만, 지금은 그 의미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웃음)

 

 

4. [RSK] 본인이 듣고 싶은 노래를 쓴다고 자주 말씀하셨죠. <Scissors>는 무엇에서 영감을 받았나요? 음악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청취자들이 이 곡을 통해 무엇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인생에서 잘라내고 싶은 사람이나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곡은 풍자적이고도 우스꽝스러운 유머를 담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평소 제가 많이 생각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다뤘죠. 듣는 분들이 이 곡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웃으셨으면 좋겠고요. 이 곡은 누군가를 내 인생에서 잘라내는 것에 관한 유머러스한 내용이라, 사실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은 필요하지 않아요.

 

 

5. [RSK] <Scissors>는 <Cut>에 이어서 또 한 번 마렌 모리스(Maren Morris)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이에요! 마렌의 <Circles Around This Town>에 공동 작곡으로도 참여하셨죠. 두 사람이 공유하는 창작의 순간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 트랙을 함께 만들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저는 마렌을 인간적으로 정말 좋아해요. 우리는 유머 감각이 매우 비슷해서 함께 곡을 만드는 게  재미있었어요. 2020년에 만났고, 작년에 그녀의 앨범에 수록된 <Cut>이라는 곡을 함께 썼는데, 그녀가 함께하자고 제안했을 때 정말 영광이었어요. 몇 주 후에 저는 “저와 함께 노래를 해볼래요? <Scissors>라는 곡이 있거든요.”하고 말했죠. 곡을 들려주자, 그녀는 “너무 멋져요, 좋아요. 우리 꼭 같이 해야 해요.”라고 했어요. 마렌과 일하는 건 정말 좋아요. 직업 윤리, 목소리 모두 최고죠. 우리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는 점도, 친구와 함께 작업한다는 사실도 좋아요.

 

 

6. [RSK] 독립 아티스트로서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된 것은 분명 설레는 일일 것 같아요. 거의 10년 동안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다가 새로운 챕터로 넘어온 지금, 가장 설레는 것은 무엇이며, 새로운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가장 기대되는 것은 모든 것을 제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곡을 쓰는 과정도 전부 지켜볼 수 있고, 조그맣고 아름다운 팀과 함께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곡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 레이블이 제게 제한을 두지 않는 방식이 정말 재미있어요. 

무엇이 저를 움직이게 하냐고요? 음악, 팬들, 창작이 저를 움직입니다. 정말 많은 것들이 저를 움직이게 만들어요.

 

 

7. [RSK] 작곡가인 저는 감정을 처리하기 위해 글을 쓰곤 하는데, 어떤 감정은 기쁘고, 어떤 건 다시 떠올리기조차 힘들어요. 줄리아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글을 쓰나요, 아니면 영감이 떠오를 때 다시 보기 위해 일기장처럼 감정을 저장해 두나요?

 

둘 다 약간씩 해당해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했죠. 제 노래의 대부분은 매우 연약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와요. 이런 곡에 공감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연약한 팬들이 많지만, 제가 작곡한 곡 중 스스로 못 듣는 곡도 분명히 있어요.

그러다가 누군가가 연주하는 화음이나 음악을 듣고 '아, 이 화음이 내가 생각한 이 아이디어에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곤 하죠. 하지만 저는 삶과 관련된 곡을 쓰고 발표하려고 노력합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면 곡이 제게 더 이상 큰 의미를 지니지 않으니까요.

 

 

8. [RSK] 아티스트로서 자신을 진정으로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죠. 탄탄한 팬층이 있음을 체감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소셜 미디어, 라이브 공연, 혹은 다른 아티스트를 위한 작곡을 통해서였나요?

 

첫 헤드라이너 쇼 때였던 것 같아요. 플로리다주 올랜도였고, 쇼는 매진이었어요. 그날은 사람들을 위한 오프닝을 맡고 있었죠. 정말 재미있었지만, 15,000명의 관중이 다 나를 위해 온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노래를 시작했어요. 관객들이 맥주나 간식을 사러 가는 동안, 저는 그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여겼거든요. 그래서 누가 듣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는지 알 수 없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관객들이 제 노래 한 소절 한 소절을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처음으로 무대 위에서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죠.

 

 

9. [RSK] 머릿속에서 수많은 목소리가 들리며 삶이 압도적으로 느껴질 때, 고요함을 찾으시나요, 아니면 음악에서 위안을 얻으시나요? 재충전이 필요할 때, 휴식처는 어떤 모습인가요?

 

셀프 케어가 필요할 때, 꼭 음악을 포함하지는 않아요. 운전 중이 아니라면 음악을 듣긴 하지만, 보통 차 안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고 음악 시간을 갖습니다.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즐기는데, 그 목록에는 시대별로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어요. 그래서 기분이나 날씨, 햇빛이 나무에 반사되는 모습에 따라 다른 음악을 듣곤 하죠. 하지만 제 자기 관리에는 음악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대신 햇볕을 쬐며 책을 읽거나 잔디밭에 발을 담그는 활동을 즐깁니다. 어떤 면에서는 많은 침묵이 필요한 것 같아요.

 

 

10. [RSK] 작곡 크레딧에는 저스틴 비버, 셀레나 고메즈, 올리비아 로드리고 같은 글로벌 스타들의 곡이 가득해요. 한국과 일본 차트 1위를 차지한 케이팝 대세 트와이스의 <More & More>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케이팝을 위한 작곡은 일반적인 창작 과정과 어떤 점에서 달랐나요?

 

좋은 질문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해요. 팝송 작곡의 핵심은 가능한 한 귀에 쏙쏙 들어오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거죠. 그래서 그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여러 나라의 장르를 넘나들며 최대한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11. [RSK] 2019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고, 많은 한국 아티스트와 팬들이 당신의 음악을 커버하는 등, 당신의 음악은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이번 곡 <Scissors>를 위해 한국의 그래픽 아티스트 조이스 리와 함께 앨범 아트를 작업하셨죠.

 

메이저 레이블에 소속되면 대부분의 경우, 음반 표지에 제 얼굴을 올리길 원하죠. 모든 음반에 제 얼굴이 들어가길 바라는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러스트레이션을 사용하고 싶었고,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찾아보던 중, 핀터레스트에서 멋진 일러스트를 보고 '이게 누구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찾아보니, 그녀의 모든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 '이 마법 같은 생명체는 누구지?'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 프로젝트에 꼭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녀는 정말 대단했어요. 우리는 실제로 그녀를 고용해서, 그녀가 손으로 그린 모든 작품을 보고, 스케치를 보내주며 우리가 승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법 같았어요. 그녀는 정말 재능이 넘쳐요.

 

 

12. [RSK] 한국에 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한국은 정말 아름다웠고, 가는 곳마다 음식도 훌륭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사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텐데, 공연 준비 중 모든 장비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공연 시간에 맞추지 못할 뻔한 일이 있었어요. 드럼, 기타 등 모든 장비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저에게 당황할까 봐 말해주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공연이 끝난 후에야 어쿠스틱 공연을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그리고 무대가 얼마나 큰지 몰랐어요. 저와 제 밴드는 항상 함께 루틴을 하는 걸 좋아하는데, 특히 춤을 같이 추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그 무대가 정말 넓어서, 예상보다 다리를 더 넓게 벌려야 하고 춤을 좀 다르게 춰야 했어요.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말 멋진 공연을 했던 기억이 나요.

 

 

13. [RSK] 작곡가이자 아티스트로서 많은 것을 성취한 지금, 성공에 대한 정의는 어떻게 바뀌었나요?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저 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쓰며 제 감정에 대해 글을 쓰고,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죠. 제 노래로 위로를 받고,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웃고 울 수 있다는 것도요. 한국, 아시아 전역, 그리고 호주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성공입니다. 정말 대단한 일이죠. 저는 캘리포니아에서 매일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어요. 그게 바로 성공입니다.

 

 

14. [RSK]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18살의 자신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사실 조언을 해주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나쁜 일과 좋은 일 모두가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여러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자 작가가 됐죠. 끔찍한 일도 결국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어요. '살아가면서 배운다'는 말을 믿어요. 슬픈 일들도 겪었고, 고통 덕분에 제가 얼마나 깊이 사랑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18살로 돌아가서 '이 사람과 사귀지 마', '저 사람과 사귀지 마'라고 말하기보다는, 모든 감정들을 다 경험하고 싶어요. 그 중엔 정말 가슴 아픈 순간들도 있었지만, 덕분에 지금 여기에 있는 거고, 가진 것에 더 감사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이해가 되셨을까요?

 

 

15. [RSK] <Scissors> 발매 후, 어떤 계획들이 있나요? 투어, 공연, 또는 협업이 예정되어 있을까요? 한국에서 또 라이브 공연을 하셔도 멋질 것 같아요. 언젠가 제가 줄리아 공연의 오프닝을 할 수 있기를 꿈꿔봅니다!

 

사실 말씀하신 모든 것에 관해 논의 중이에요. 확실한 계획은 없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더 많은 곡과 뮤직비디오가 나올 거예요. 지난 것보다 더 좋을 거예요. 그런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저는 현재에 집중하고 있어요. <Scissors>가 발매되는 순간을 느끼고, 전 세계 사람들이 이제 막 그 곡을 듣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걸 받아들인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죠.

 

 

16. [RSK]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한국과 한국 팬 여러분. 정말 사랑합니다. 그리고 롤링스톤 코리아와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정말 감사해요. 조만간 직접 만나 뵙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Photographs by Project Asteri Korea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