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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St. Vincent 인터뷰: 스페인어 앨범과 내한 공연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는 최근, 일곱 번째 앨범 [All Born Screaming]을 스페인어로 재해석한 [Todos Nacen Gritando]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스페인, 남미 및 라틴 아메리카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모국어가 아닌 곡들을 열정적으로 따라 부르는 팬들에게 감동을 받은 세인트 빈센트는, 그들의 사랑에 보답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팬들의 모국어로 녹음해서 그들과 가까워지고 싶었어요.”라며.

그 결과, 원곡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녹음한 스페인어 앨범  [Todos Nacen Gritando]가 탄생했다. 그녀는 다음 달 ‘All Born Screaming Tour’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의 내한을 기다리며, 새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1. [RSK] 애니(Annie), 지금 어디에 있나요? 인터뷰에 답하는 현재, 어느 시간, 어떤 공간에 있는지 궁금해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어요. 어제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코로나 캐피탈 페스티벌에서 돌아왔고 내일 인도네시아, 호주, 홍콩으로 떠납니다.

 

 

2. [RSK] 새 앨범 [Todos Nacen Gritando]는 전 앨범 [All Born Screaming]을 스페인어로 재해석한 앨범이죠. 왜 이 앨범을 스페인어로 바꿔 내겠다고 결심하셨나요? 

 

저는 수년 동안 스페인, 남미, 멕시코에서 최고의 공연을 해왔어요. 몇 년 전 스페인에서 공연할 때 모든 관객이 가사를 완벽하게 따라 불러서 놀랐어요. 제2, 제3의 언어인 영어 가사를 전부 부르셨거든요. 그래서 저도, 팬들의 모국어로 녹음한 노래를 통해 그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 [RSK] 스페인 및 라틴 국가의 팬들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계시군요. 

 

맞아요. 제 스페인, 남미, 라틴 아메리카 팬들은 정말 따뜻하고 열정적이세요. 무대에 서서 그들 앞에 서는 게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그들의 나라에서 투어하는 것도 좋고요.

 

 

4. [RSK] 10곡을 전부 스페인어로 번역하고 작업하는 과정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듣고 싶어요.

 

가장 친하고 오래된 친구 중 한 명인 알란 델 리오 오르티스(Alan Del Rio Ortiz)는 멕시코 대가족 출신으로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요. 10대 때부터 친구로 지냈는데, 친한 친구가 제 프로젝트에 도움을 줘서 정말 반갑고 좋았어요.

 

 

5. [RSK] 외국어는 입에 굴려보면 낯설고도 재밌기 마련이잖아요. 앨범에 수록된 가사 중 가장 발음하기 재밌던 스페인어가 있나요? 

 

Pregunta, no digas, no te rías, sonríe

No tomes trago, eres raro, no tomes foto, 

Aléjate un poco

- <El Mero Cero> 

 

 

6. [RSK] 변환 과정이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맞아요. 전체적으로 어려웠어요. 우선 모든 가사의 의미를 파악해서 번역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기존 앨범의 보컬 멜로디에 어울리는 스페인어 단어 조합을 생각하면서 계속 번역을 수정해야 했거든요. 매우 어려웠고,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지만, 결과물에 매우 만족해요.

 

 

7. [RSK] 이번 앨범은 일종의 흥미진진한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이번 작업을 통해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무엇을 얻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번역 작업과 번역된 멜로디를 영어 버전의 기존 보컬 멜로디에 맞추기 위해 많은 작업을 해야 하는 도전이 매우 즐거웠어요. 모든 것이 거대한 퍼즐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창의적인 만족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8. [RSK] 영어와 스페인어 앨범 커버에는 ‘불’이라는 키워드가 공통으로 들어있어요. 몸에 불이 붙었는데도 한없이 평화로운 얼굴로, 심지어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은 화자. 이를 통해 의도한 바는 무엇인가요? 

 

[All Born Screaming]와 [Todos Nacen Gritando]의 아트는 제 절친한 친구이자 유명한 미술가인 알렉스 다 코르테(Alex Da Corte)가 맡았습니다. 알렉스와 저는 마드리드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엘 프라도(El Prado) 미술관에서 고야의 '핀투라스 네그라스(Pinturas Negras)' 그림을 많이 봤는데, 이 그림이 두 표지의 첫 번째 영감이 되어줬어요.

 

 

9. [RSK] 다른 인터뷰에서 ‘당신의 인생을 다룬 영화는 누가 감독할까요?’라는 질문에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일까요? 

 

사실 저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요! 영화 <송곳니> 때부터 좋아했죠. <가여운 것들>에서는 엠마 스톤의 캐릭터가 섹스에 대한 자조 섞인 농담을 던지는 게 좋았어요. 엠마 스톤은 정말 정말 대단했어요!

 

 

10. [RSK] 사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영화 분위기와 세인트 빈센트의 노래는 결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행복과 광기 사이의 것들을 잘 표현한다고 느끼거든요. 

 

저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행복, 광기, 황홀감, 황량함을 음악에 담아내려고 노력합니다.

 

 

11. [RSK] 오는 1월에는 한국에서 공연하실 예정이에요. 한국의 공연 셋리스트에는 [Todos Nacen Gritando]과 [All Born Screaming] 중에서 어느 앨범 곡들이 포함될까요? 

 

서울에 있는 동안 영어로 공연할 계획이지만… 여러 곡 중에 스페인어로 대사를 던지는 재미도 쏠쏠하니까… 모르죠!

 

 

12. [RSK] 이번 공연에 찾아온 사람들이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 밴드는 세계 최고 중 하나예요. 밴드의 모든 멤버는 각자의 자리에서 스타가 되었어요. 키보디스트 레이첼 에크로스(Rachel Eckroth)와 드러머 마크 길리아나(Mark Guiliana)는 솔로 앨범으로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고, 기타리스트 제이슨 포크너(Jason Falkner)는 수년간 벡(Beck)과 함께 연주해왔으며 베이시스트 샬롯 켐프뮬(Charlotte Kemp-Muhl)은 천재적인 연주자예요. 공연할 때 저는 항상 새 앨범 외에도 오래된 음악(‘딥 컷’ 포함)도 부르는데, 이는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오래된 팬들도 ‘깜짝선물’을 받기 바라는 마음에서에요. 

  

 

13. [RSK] 눈여겨 보고 있는 한국 아티스트나 곡이 있나요? 

 

백예린!! 

 

 

14. [RSK] St Vincent의 팬으로 알려진 한국의 싱어송라이터 백예린은 <Happy Birthday, Johnny>를 자주 커버했는데요. 들어보셨나요? 

 

백예린의 <Happy Birthday, Johnny> 커버를 좋아해요. 이 노래가 언어를 초월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마음에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15. [RSK] 영화 <더 랍스터>에서는 모든 사람이 커플이 되어야 하는 세상이 나와요. 혼자인 이들은 45일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에 변해 숲속에 버려지는데요. 만약 이 호텔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떨 것 같아요? 

 

하! 저도 이 영화 정말 좋았어요! 호텔로 들어간다면 저는 동물로 변하는 편을 택할 것 같아요. 

 

 

Photographs by Alex Da Corte, David William Baum, Skyler Greene, Blair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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