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소금이 만나면, 무슨 연유에서인지 사랑이 폴폴 풍겨져 나온다. 밴드 서머 솔트(Summer Salt)의 노래에 깃든 사랑의 근원을 찾아서,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1. [RSK] 서머 솔트(Summer Salt)의 음악에는 1960년대 팝, 보사노바, 재즈의 감성이 담겨 있어서 여름을 상상하게 하죠. 실제로도 여름이라는 계절을 좋아하나요?
유진 정(보컬, 드럼): 네, 저는 여름을 정말 좋아하고, 우리 모두 여름이라는 계절을 굉장히 좋아해요. 수영도 좋아하고, 낚시, 캠핑도 즐기고, 여름 활동을 전부 다 좋아하죠.
매튜 테리(보컬, 기타): 정말 그래요. 겨울엔 좀 답답함을 느끼다가 여름이 오면, ‘아, 우리가 여름을 이렇게 좋아했지’ 하고 다시 떠올라요. 그리고 여름이 끝날 즈음엔 가을을 맞이할 준비도 되죠. 캠핑도 그렇고, 그 계절만의 즐거움이 있잖아요.
2. [RSK] 서머 솔트의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여름 휴가지를 꼽는다면 어디일까요?
유진: 답이 다 다를 수도 있는데, 저는 언젠가 꼭 제주도에 가보고 싶어요. 다들 하와이나 인도네시아 발리도 정말 좋아하죠.
윈스턴 트리올로(보컬, 베이스): 저는 아마 하와이요.
앤서니 바넷(보컬, 기타): 저는 바하마요. 자급자족해야 하는 외딴 해변 같은 곳이요…
유진: 야생 속으로?
앤서니: 오두막도 직접 지어야 하고요.
유진: 그럼 하와이로 하죠. 하와이 가자!
3. [RSK] 방금 말한 곳으로 휴가를 간다면, 캐리어에 꼭 챙겨갈 것들은?
유진: 저는 일단 세면도구 가방은 꼭 챙겨야 하고요, 수영복도요... 다른 멤버들은요?
매튜: 비디오 게임기, 스케치북이랑 색연필들….
유진: 기타….
매튜: 기타, 그리고 작은 핸디 레코더요.

4. [RSK] ‘서머 솔트’라는 이름은 계절과 조미료의 조합이기도 해요. 팀명을 정할 때 다른 후보 명이나, 농담처럼만 말하다 못 쓴 이름도 있었나요?
매튜: 사실 웃긴 얘기인데, 그땐 멤버가 한 명 더 있었고, 수염이 엄청 빨갛던 친구였어요. 저희가 원피스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해적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Red Beard(빨간 수염)”을 밴드명으로 하자고 했었어요. 근데 그건 2초 만에 버렸죠.
유진: 다른 이름을 진지하게 고민한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매튜: 저랑 유진은 “Chato y Gato”, “Chato y Gamba” 같은 이름도 생각했었는데… Gamba가 새우 맞죠?
유진: 고양이랑 새우 조합이었죠.
5. [RSK] 이름을 한국어로 바꾸면 ‘여름 소금’이 되네요. 팀명을 한국어로 들으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유진: 저는 해변이든 언덕과 산이 있는 시골이든, 어딘가의 노을 풍경이 떠올라요.
6. [RSK] 유진은 미국에서 자라며,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을 항상 소중히 여겨왔다고 전했는데요. 한국 무대에 설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궁금해요.
유진: 저는 항상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을 소중히 여겨왔고, 미국에서 다른 한국계 미국인을 만나면 늘 어떤 친근함과 공통된 무언가가 느껴졌어요.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왔다는 점에서 공감이 생기거든요. 제가 한국인이라는 점이 항상 자랑스럽고, 앞으로 제 뿌리를 더 탐구하고 배우고 싶어요.
7. [RSK] 근황 얘기로 넘어가 볼게요. 최근 발매한 싱글 <Tell Me>, <Smile (괜찮을 거야)>와 이번 투어 포스터 아트워크 모두 화투패를 연상시키는데요. 이러한 요소를 사용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어요.
유진: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화투를 치시는 걸 늘 봐왔고, 어릴 때부터 화투패에 굉장히 매료됐어요. 그 그림들이 정말 멋지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다음 앨범에서는 이 화투의 감각을 아트워크에 담아보고 싶었어요. 싱글과 앨범에 나올 모든 곡이 각각의 화투 패와 어울리도록 만들 계획이고, 여러분께 보여드릴 생각에 기대됩니다!

8. [RSK] <Smile (괜찮을 거야)>는 <In The AM>에 이어 두 번째 한국어 곡이에요. 지난 번과 비교해 보면 작업 과정은 비슷했을까요?
유진: <In The AM>은 원래 매튜가 쓴 곡인데, 그 곡에 새로운 벌스를 넣고 싶다고 해서 제가 써보겠다고 했어요. 그때 매튜가 한국어로 가사를 써보라고 제안해서 그렇게 작업하게 됐죠. <Smile (괜찮을 거야)>도 비슷하게 처음에는 영어로 작업했지만, 매튜가 저에게 용기를 줘서 한국어로 된 버전을 만들 수 있었어요.
9. [RSK] <Smile (괜찮을 거야)>는 연주하고 부르는 입장에서는 어떤 재미가 있는 곡인지도 궁금해요.
윈스턴: 경쾌하고 유쾌하고요. 긍정적인 기분이 드는 곡이죠.
매튜: 리듬감도 있고, 각자 멤버가 자기 파트를 맡아 돋보일 수 있는 구조라서 연주하는 재미가 있어요. 유진이 멜로디카를 연주하거나 윈스턴이 라이브 드럼을 치는 등 각자의 순간이 있거든요.

10. [RSK] 결국엔 사랑이 치유해 준다는 내용이에요. 사랑은 다른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유진: ‘따뜻함’ 그리고 ‘치유’가 떠올라요.
매튜: 이 곡에도 ‘사랑이 모든 것을 치유한다’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어요.
앤서니: 사랑이 답이다.
매튜: 맞아요. 사랑에도 다양한 관계에서 다양한 양상을 띄잖아요. 짝사랑, 부모님, 친구, 연인 등… 결국 사랑이 모든 것의 답인것 같아요.
윈스턴: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
매튜: 무조건적으로요. 그게 선택이든 뭐든 간에.
11. [RSK] <Smile (괜찮을 거야)>를 비롯한 서머 솔트 곡의 본질은 불안하고 지친 존재에게 컴포트존을 제공한다는 것에 있는 것 같아요. 위안, 편안함, 안식의 메시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매튜: 아마도 우리 자신이 느끼는 불안이나 감정들을 음악을 통해 해소하려는 시도일 거예요. 음악은 자신을 진정시키는 좋은 도구고, 우리가 겪고 있는 일들을 마주하고 정리하는 방식이기도 하죠. 우리가 만든 음악이 다른 사람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잖아요. 불안감뿐만 아니라,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다른 많은 감정이나, 피곤함 같은 감정들도요.
12. [RSK] (인터뷰일 기준) 한국 공연이 곧이네요. 이번 무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연출이나 깜짝 요소가 있다면 살짝 힌트 부탁드립니다.
매튜: <Smile (괜찮을 거야)>를 꼭 라이브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유진: 멤버들이 악기를 서로 바꾸는 '그랜드 스위치'가 있을 예정이에요. 또, 특별한 악기 서프라이즈도 준비돼 있어요.
매튜: 지난번 한국에 왔을 때 <In the AM>을 연주했고, 이번엔 <Smile (괜찮을 거야)>를 연주하니까, 앞으로는 올 때마다 새로운 곡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 중이에요.

13. [RSK] 라이브 공연과 작업실에서의 창작, 두 세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투어 중 영감을 지속하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윈스턴: 오히려 투어 중에 더 영감을 많이 받을 때가 있어요. 항상 음악에 몰입돼 있고 서로 가까이 있으니까요.
유진: 맞아요. 서로 곁에 있으면서 훨씬 빠르게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 있죠.
매튜: 투어를 하다 보면,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한 소모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돼요. 사람들에게 정말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걸요. 그것만으로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영감이 돼요.
14. [RSK] 시간을 과거로 돌려서, 2022년의 앨범 [The Juniper Songbook]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기존 곡들을 ‘Juniper Version’으로 편곡해 담은 앨범인데요, ‘Juniper Version’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요?
매튜: 그 앨범은 콜로라도에 있는 처음 가보는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어요. 주니퍼 베리는 콜로라도 자생 식물이고, 그래서 그 지역명을 따서 'Juniper Songbook'이라 이름 붙였죠. 나중엔 다른 지역에서도 녹음하고 그 지역 이름을 따서 또 다른 시리즈를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보사노바 버전, 전자 버전 등….
유진: 제주도에서 녹음해서 ‘귤 Songbook’을 만들 수도 있겠네요.
매튜: 귤 Songbook. 그거 멋지겠다!
15. [RSK] 그 앨범에서 <One Last Time>의 Juniper Version을 특히 좋아해요. 이 곡을 편곡할 때는 어떤 점을 중점에 두셨나요?
유진: 실제 라이브 버전에 더 가깝게 만들고 싶었어요. 팬들이 특히 좋아하는 곡이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서 더 웅장하게 재해석하고 싶었죠.
매튜: 어떻게 연주하고 녹음하는지, 그 방식 자체가 그 감성을 살리는 데 중요한 요소였어요.

16. [RSK] <One Last Time>을 포함해 기존 곡을 재해석할 때, 원곡의 포인트를 유지하는 Summer Salt만의 기준이 있나요?
유진: 원곡에 대한 팬들의 애정이 크기 때문에, 그 감성을 존중하는 게 우리에겐 중요해요. <Driving to Hawaii>가 올해 10주년이기도 했고요.
매튜: 그 부분이 늘 뮤지션들의 애로사항인것 같아요. 음악가로서 늘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데, 가끔은 스스로에게 ‘예전에 만든 것도 충분히 멋지다’라고 되새겨야 해요. 그게 우리가 최근에 배우고 있는 중요한 포인트예요.
17. [RSK] 한 인터뷰에서 “정체성을 과하게 다듬으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잃는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계기와, ‘자연스러운 불완전함’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노력이 궁금해요.
앤서니: 그냥 작업 자체를 재밌게 하려는 게 핵심이에요. 뭔가를 처음 만들 때와 그 일에 대한 설렘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완성했을 때쯤 그 설렘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언제든 돌아가서 계속해서 다시 만들면서 완벽을 향해 노력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창작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처음 뭔가를 만들었을 때 "와, 멋지다!"라고 느끼는 그 감정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 느낌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거죠.
매튜: 요즘은 기술로 무결점에 가까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 오히려 일부러 원테이크로 녹음하는 연습을 해요. 비치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이 그랬던 것처럼요. 그게 진짜 내 모습이고, 불완전함이야말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유진: 맞아요. 오히려 그런 불완전함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일 수도 있죠.
윈스턴: 좋은 질문이에요!
18. [RSK] 이제 마무리로, 한국 음식 중 하나를 골라 서머 솔트의 앨범 제목으로 붙인다면 무엇이 될까요?
매튜: 김밥이요. 이름 자체가 딱 귀에 꽂히는 느낌이에요.
유진: 저희 엄마가 미국 투어 떠나기 전에 꼭 김밥을 싸주시거든요. 그래서 팀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음식이에요.
윈스턴: 그거 롤 처럼 말아져 있는 밥이죠?
앤서니: 진짜, 너무 맛있어요.
19. [RSK] 서머 솔트의 음악은 햇빛이 쨍한 해변에서 주스를 마시는 느낌을 줍니다. 긴장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지죠. 음악을 제외하고 여러분이 즐겨 쓰는 기분 관리법은 무엇인가요?
앤서니: 밖에 나가서 몸을 움직이고, 건강하게 먹고, 새로운 걸 시도해 보는 거요.
유진: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요.
윈스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매일 조금씩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게 도움이 돼요.
매튜: 저도 비슷해요. 혼자 게임을 하거나 산책하면서 현실을 잠시 벗어나는 것도 좋아해요.
유진: 우리 모두 비슷한 답이네.(웃음) 고마워요, 롤링스톤 코리아!
Photographs by Andrew Re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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